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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윤지
Sep 18. 2022
꼭꼭 숨어라 일곱 번째 별님 이야기
엄마표 동화 이야기 Ⅲ
“엄마! 나 이야기해줘.”
하루에
두 번
듣는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는
아이가 응가를 할 때이고요. 두 번째는 밤에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 전이어요 :)
이전에 언젠가 아이가 "응
가!" 하고 힘을 줄 때
엉덩이 탐정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었나 봐요.
그날 이후로 아이가 변기에 앉을 때마다 저를 부릅니다.
“엄마! 엉덩이 탐정 이야기해줘!”
그럼 저는
곁에 쭈그리고 앉아 엉덩이 탐정이 범인 찾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요즘은 소재가 고갈되어 제가 하도 음... 음.. 하자
“엄마! 엄마가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로 해줘.”
잔뜩
힘주며 핏줄이 서린 와중에도
눈치껏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다섯 살 드니입니다.
그리고 밤에 잘 때...!
원래는 누워서 책을 들고 잠자리 독서를
해주는 게 목표인데요.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스르르 쏟아지고 잠시
책을 들기만해도 팔이
저려올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머리를 열심히 굴려 생각한 것이! 바로 [이야기 만들어서 들려주기]였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제가 들려주는 유치한 스토리를
좋아해준 덕분에 이제는 이야기를 해준다고 하면 바로 이불 안으로 쏙 들어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보통은 똥
,
쉬
,
방귀
,
자동차 시리즈로 코믹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그날은 문득, 벽에 한가득 붙여놓은 별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불을 끄면 노
오
란 형광빛이 반짝이는 친구들인데요.
문득 떠오른 소재를 안고
‘일곱 번째 별’ 이야기를 들려주었답니다.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고 유치해요^^"
"옛날 옛날에 별나라 친구들이 모두 모였는데,
아니, 일곱 번째 별 친구만 자리에 없는 것이었어요!
친구야 어디 있니? 친구야 어디 있
니
? 아무리
불러보아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그래서 별나라 친구들은 이 일곱 번째 별 친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유치원에 가도 없고 문방구에도 없고 작은 슈퍼에 가도 없고 할머니 집에 들러보아도 보이지 않았어요. 화성에도 없고 목성에도 없었지요. 그러다 토성에 갔는데..!! 그 곁을 돌던 위성 친구가 속보를 전해주었어요.
“있잖아... 일곱 번째 별이 알고 보니.... 달에 있대!!”
친구들은
다 같이 달나라도 날아갔어요. 그곳에 도착해보니...!!
달나라에는 사냥꾼 아저씨도 있고 토끼도 있고 어린 왕자도 있었는데요?
아니 글쎄. 일곱 번째 별이 안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친구들은 일곱 번째 별은 어디에 있나요~? 하고
물어보았지요.
알고 보니.... 일곱 번째 별은....
달나라 화장실에서
....
똥을 싸고 있었답니다!!!
"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을 하다가 "또옹!!" 이 한 글자에 온 영혼을 담아준 덕분에!
깔깔깔 실컷 웃다 간질간질하다 코를 맞대고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
다음날이 되었어요.
저희 가족은 커다란 쇼핑몰에 놀러 갔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우아! 엄청
커다란 달
모양의
열기구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무척 흥분
한 저는
아이에게 특종을 전하듯 귓속말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든아! 저거 봐봐 저거! 달이잖아!! 어제 엄마가 저기 달에 누가 숨어 있다고 했었지?”
한껏 신이 난 엄마와는 달리 '무슨 일이지?' 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아이는...
“어제 일곱 번째 별이 저기 숨어 있었잖아... 기억나지?”
하고 말하자 마치 보물을 찾은 듯한 눈빛으로 끄덕끄덕 미소로 답해주었답니다.. :)
며칠도 더 된 일인데,
자꾸만 그 순간이 떠오릅니다.
앞으로
보름달을 바라보면
그곳에서 꼭꼭 숨어라를 하고 있
는
일곱 번째 별님이 떠오를 것 같아요.
어쩌면,
작은 불빛 아래
엄마의 유치뽕짝 이야기
도 재미나게 들어주는
아이의 눈망울이
일곱 번째 별님
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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