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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첫인상의 중요성 – 2. 표정)
by
이윤지
May 6. 2021
옛날 한 마을에 호랑이 교장 선생님이 살
았다.
그 교
장 선생님은 어찌나 무서운 분이셨는지
다들 교장실에만 들어가면 얼음이 되었다.
어느 날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다.
그런데 그 선생님만 교장실에 들어가면 호랑이 선생님의 웃는 목소리가 멀리까지 들려왔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정답은,
새로 온 선생님이
활짝!
웃으며
교장실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상사에게 보고하러 들어갈 때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게
쉬
운 일은 아니다.
긴장이 되기도 하고
솔직히 웃음이 나오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되도록 좋은 인상을 주기 위
해
이렇게 보고를 하는 순간에도 첫 인사는 미소로 건네는 것이 좋다.
'거울 효과'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면 나도 모르게 똑같이 행동하게 되는 걸 말한다.
그녀가 창문을 바라보면 나도 바라보고, 커피를 마시면 나도 한 모금 마셔보고,
그가 테이블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그녀도 같이 몸을 기울이며 대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표정에 있어서는 효과라는 말을 빼고
그냥
‘거울임다!’
하고 말씀드리고 싶다.
얼굴 표정은 호수에 비친 내 모습처럼
서로
를 그대로 비추어주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로 말하기 수업을 가르쳤을 때
정말 내 표정이 거울처럼 비추어지는구나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크게 웃으면 아이들도 활짝 웃고,
눈을 동그랗게 뜨면 아이들의 눈동자도 같이 커졌다.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 아이들의 눈썹도 축 쳐지며 강아지
눈망울이 되었다.
방송을 하는 아나운서의 표정을 떠올려 보자.
심각하거나 슬픈
소식일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활짝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사
실 그렇게까지 웃을 만한 내용은 아닌
데
도 말이다.
아나운서는 왜 이렇게 미소 지으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일까?
표정의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TV를 보는 시청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진
행자의 표정을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도 우울도 전염된다고 하지 않는가?
기왕이면 밝은 표정의 아나운서를 볼 때 시청자들도 기분 좋게 시청할 수 있
을
것이다.
만약 아나운서가
방송 내내
우울한
표정을 짓는다면 시청자 게시판에 바로 글이 올라올지도 모른다.
'
저 분만 보면 왠지 축 처져요. 즐거운 마음으로
티비 보고 싶어요!' 하고 말이다.
29초 영화제 오프닝을 진행할 때의 모습입니다. 밝은 미소로 인사하면 함께 하는 이들도 보다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누군가를 마주했는데 상대방이 무표정이거나 화가 나 보이면 동시에 내 표정도 어두워진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상대방은 더욱 인상을 쓰게 되고
덩달아
내 표정은 더더욱 먹구름이 된다.
반대의 상황으로 만약 면접을 보러 간다면
어떻게 임해야 합격 확률이 높아질까?
심사위원으로 하여금 어두운 표정을 짓게 하는 면접자가 높은 점수를 받기란 쉽지 않다.
기왕이면 심사위원들도 나를 웃게 하는
면접자와 한 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웃을 때마다 행복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이 분비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것
은
면접을 보거나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싶을 때
좋은 인상을 남기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웃는 내 모습을 보면서 상대방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고
동시에 행복 호르몬이 온몸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미소 지어 보이는 것"
이 단순해 보이는 방법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표정이야말로
지난 편에서 강조한 자세 못지않게
매일 거울을 보며 연습
해야 한다.
웃을 때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한 번도
웃지 않다가 면접장에서 갑자기
미
소 지으면
자칫 눈은 안 웃고 입만 웃고 있는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표정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입꼬리를
들어 올리는 근육의 힘은 또 어찌나 센지
너무 오랜만에 웃으면 입 주위가 파르르 떨려
온
다.
그러니 평소에 자주 스마일
하며 입 근육을 풀어놔야 한다.
실제로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 약 20회의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교육생들에게 가장 주력하
여 권장하는 연습 중 하나가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하기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신은 나만 보면 표정이 왜 그래?"
밖에서는 세상 좋은 사람처럼 웃고 있다가 집에
만 들어오면 무표정한 아저씨로 변하는 남편.
보고 있노라면 화도 나고 서운해진다.
저 노무 인간이 나만 보면 무뚝뚝해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내가 먼저 배우자를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는지도 모른다.
표정은 정말이지 거울과 같아서
지금 내가 바라보는 상대방의 얼굴은
내가 먼저 그에게 보인 표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벌벌 떨던 교장 선생님도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이다.
웃을 줄도 알고 농담을 건넬 줄도 알지만
다들 먼저 굳은 표정으로 들어오니
그렇잖아도 무뚝뚝한 얼굴이 더욱 무섭게 변하는 것이다.
그러던 중 내가 호랑이 교장이란 걸 모르는 신입 선생님이
활짝 웃으며 들어오니 얼마나 반갑고 절로 미소가 지어졌을까?
사람
들과 기분 좋게 대화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거울을 보며 웃는 표정을 연습해보자.
하루가 유난히
즐거워지고
내가 먼저 건넨 미소는 더 큰 기쁨으
로 다가올 것이다.
SMILE ^ㅡ^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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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지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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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KBS·EBS 아나운서│『메타인지 대화법』 저자│멘쉬커뮤니케이션 대표│Mind Communicator. Mother. 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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