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터틀 Nov 16. 2020

트리운드 트레킹

오늘은 트리운드 트레킹을 하는 날이다. 맥간의 중심 광장에 우유배달차가 와서 우유와 요거트를 판다. 마트에 진열된 우유만 보던 나에게 갓 짜 온 우유를 파는 것이 너무 정겨웠다. 얼른 우유를 구입해 트레킹에 나섰다.

트리운드 트레킹은 맥간에서 트리운드까지 가는 방법, 중간 기점인 갈루데비템플 까지 택시를 타고 그 이후를 트레킹 하는 방법, 1박 2일 별 보며 트레킹 하는 방법이 있다. 새벽녘 비가 왔기에 우리는 일단 갈루데비 템플까지 안전하게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택시가 출발한지 5분 만에 깨달았다. 이 방법이 결코 안전한 건 아니라는걸.

전날 비가 와서인지 산에 있는 계곡은 모두 불어나 있었고, 돌무더기가 무너져 있었다. 택시기사의 곡예 운전에 비명을 지르며 갈루데비까지 다다르자 ‘이제야 살았구나’ 말이 절로 나왔다.


트리운드 트레킹은 라다크와는 다른 느낌의 뷰다. 라다크 지방은 여름이 건기라 건조하고 척박한 히말라야를 볼 수 있다면, 이곳의 히말라야는 7월인 지금이 우기이기에 안개가 자욱하다. 신비롭고 영험한 느낌의 히말라야이다.

주말이어서 트레킹 중간마다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도인들이었다. 서로 응원도 해주고 셀피를 함께 찍으면서 산을 오르는 재미가 있었다. 땀으로 범벅 되어 산을 오르는데 무거운 터번을 쓴 사람들이 셀피를 찍자고 했다. 시크교도 였다. 시크교는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장점을 승화시킨 종교인데 현재 인도에서는 독립운동을 계속하여 인도정부와 갈등을 계속하고 있다.

4시간가량을 걸으니 카페 같은 곳이 보였다. 이곳이 “매직 뷰”라고 했다. 점심 겸 간식으로 메기라고 불리는 카레 라면을 시켰다. 컵라면을 시켰지만  정성스럽게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왔다. 쫄깃한 면발이 주인어른의 세월의 내공을 느끼게 했다.

참고 참아왔던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 할아버지께 화장실이 어디인지 여쭸다. 주인어른의 대답은 간단했다. 


네이쳐!


당황했지만 앞으로 여행의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였다.


1시간가량 더 올라가니 트리운드 정상이 보였다. 정상의 산장과 동물들 꽃, 그리고 푸르른 들판이 스위스 알프스를 떠오르게 했다. 360도의 탁 트인 초록 들판에 마치 이곳을 100년 전부터 지키고 있었을 것 같은 할아버지가 곰방대를 피우고 계셨다.

맥간에 3일째이지만 주로 오후에 비가 오는 것 같았다. 비가 다시 내리기 전에 빨리 하산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은 빨랐다. 2800m의 비교적 낮은? 곳이지만 고산이기에 올라가는 것이 훨씬 힘들게 느껴지는 듯 했다.


서둘러서 내려가는 길 걱정하던 비가 왔다. 우기여서인지 등산로는 금세 계곡이 되었다. 너무 미끄러운 길이였지만 물이 불어날 것이 두려워 뛰어서 내려갔다. 다행히 올라오는 택시를 잡아 하산하였다. 택시는 올라올 때 보다 갑절은 위험했다.

비 올 때 가지 말라는 호텔 주인의 말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정상의 영험한 트리운드를 경험했기에 이번 산행은 만족이었다.



이전 06화 티베트 불교와 옥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