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로지 센터에서는 태양열 발전, 여성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 그리고 인공 빙하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센터를 위한 기부를 하고 줄레라고 정답게 인사를 나누며 센터를 나왔다.
갑자기 누가 우리를 불러 세웠다. 아까 우리에게 전시 설명을 해주신 분이었다.
질문이 이어졌다.
“넌 화장품 어디 것 쓰니?”
“나? 한국 화장품 써. 싼 거~”
“그걸 여기서 살 수 있니?”
“아마 어려울 거 같은데. 왜?”
“너희들 보면 얼굴에 잡티가 없는 거 같아서. 그게 부러워서 물어봤어”
당황스러웠다.
난 라다크 여성들의 붉은 뺨, 수줍은 미소, 까만 얼굴이 건강해 보이고 아름다웠는데. 전통을 보존하고자 NGO에서 일하시는 분이 나에게 이런 걸 물어보다니. 또 진짜 인지 합성피혁인지 모를 가죽점퍼가 의아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그 행동이 너무 티 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 이게 이곳의 매력이지.
센터를 나와 살구와 시벅톤 잼을 사러 갔다. 라다크는 일 년에 8개월이 영하로 내려가지만 햇볕이 좋아 과일이 잘 자란다.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는데, 60대 초로 보이는 백인 남자분께서 한국에서 왔냐고 말을 걸었다.
한국에는 종교가 불교가 유일한지 등을 물어보다가. 본인이 한국 공항에서 김치 초콜릿을 봤다고 너희들은 그걸 즐겨 먹냐고 했다. 난 김치 초콜릿을 본 적 없고 그건 이상하다고 했다.
진짜 김치 초콜릿을 공항에서 봤을까?
왠지 인종차별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아 말을 끊었다. 윤정은 진짜 김치 초콜릿이 있을 수도 있다고 내 느낌이 선입견일 거라 했지만 백인 남성들이 동양인 여성을 가지고 노는 듯한 기분이 든 건 착각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