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한편에 있는 프리페이드 택시를 타고 산기슭을 올라 올라 upper dharamshala인 맥그로드 간즈에 도착하였다.
프리페이드 택시는 고속버스와 같이 돈을 미리 내고 차표를 구입하면 목적지에 내려준다.
다람살라는 두 지역으로 나뉘는데 아래쪽 다람살라는 통상 다람살라라고 부르고 인도인들이 많이 산다.
위쪽 다람살라는 맥그로드 간즈라 하며 티베트 망명자들이 많이 산다. 줄임 말로는 맥간이라고 한다.
우리의 주 여행지는 바로 맥간이다.
안개가 조금 걷히자 맥간의 모습이 드러났다. 다람살라가 비교적 낮고 평평한 데에 비해 맥간은 산등성이에 비좁게 사람들이 다닥다닥 모여 살고 있었다. 망명정부다운 모습이다.
맥간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와 굉장히 닮았다. 티베트 출신이 많은 만큼 몽골리안 페이스가 주를 이룬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아리아족의 인도에서 우리 옆집 같은 사람들을 보니 좀 신기했다.
환전부터 해야 했다.
시내 중심가에서 환전소를 기웃거리고 있는데, 한국 분께서 ‘환전하시려면 여기서 하세요. 잘해줘요’라는 말을 하셨다.
마치 티베트에서 오신 수도승 같은 복장을 하신 여자분이셨다. 환전소로 들어가 환율을 물어보니 대략 델리 시내 가격과 비슷해 냉큼 환전을 했다. 그분의 사연인즉, 맥간에 온 지 4일 되었으며 앞으로 2달 동안 머무를 예정이라 하셨다. 2달 동안 이 좁은 곳에서 무엇을 할까 궁금했지만 대체로 불교 수행자일 것이란 짐작이 들었다.
우리는 오늘 밤 머무를 곳이 아직 없다. 블로그 등을 통해 추천받은 숙소를 알아봤지만 풀 부킹이었다.
윤정과 은숙은 우리의 캐리어를 지키고 서있고 세영과 내가 숙소를 알아보러 동분 서주 했다.
결국 우리의 첫 1박은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운영하는 숙소로 정했다. 이곳은 수익의 일정 금액을 티베트 독립 자금으로 사용한다. 숙소 상황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좋은 일에 쓰인 다니. 흔쾌히 머무르기로 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을 겸 동네 마실을 나왔다.
한국 여행자들에게 알려진 식당으로 갔다.
피스 카페라는 곳으로 한국인 아주머니께서 운영하시는 티베트 전통음식점이다. 옆 테이블에 앉은 한국인들 에게 추천을 받아 시그니처 메뉴인 뗌뚝을 시켰다. 뗌뚝은 수제비 같은 것이다. 아주머니 표 뗌뚝은 티베트 고유의 맛에 한국의 칼칼함이 더해져 어깨춤이 절로 나오게 하는 맛이었다.
볶음밥 등 다른 메뉴도 우리 식성에 맞아서 인지, 흡입해서 먹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맛보는 인도음식이다.
피스 카페의 한국 출신 아주머님은 수행을 하러 맥간에 왔다가 먹을 것이 마땅치 않아서 이 식당에 단골로 다녔는데 티베트 분이신 주인아저씨와 사랑에 빠져 정착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부부는 닮는 다는데, 왠지 아주머니의 눈매가 선한 이곳 사람들과 닮아 보였다.
디저트로 라씨와 커피를 먹으며 노을을 넋 놓고 바라봤다. 저녁 어스름의 분위기가 맥간을 더욱 신비롭게 보이게 했다.
오늘은 편히 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