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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하얀곰
Sep 21. 2023
퇴사 후 엄마,
퇴사 후 7개월...
지난달까지만 해도 퇴사 후 내가 한 것을 블로그에 기록하며 나의 성과를 자축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스스로 만족스러웠고 대견했으며 새롭게 시작한 경험들이 즐거웠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일까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왜 그럴까 추측해 보니 다양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첫 번째 이유로는 몇 달 전 혼자 시작한 글쓰기 강좌였다.
유명 작가분들의 책을 출간 전에 다듬어주시는 분이라 글을 뽑아내는 솜씨와 기존 글을 매력적으로 바꾸는 재주가 뛰어났다.
나도 올해는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에 수업을 수강했고 수업을 듣고 난 후에는 “오, 이런 걸 새롭게 알게 됐잖아” 하며 뿌듯했다.
그러나, 바쁘다는 핑계로 수업 내용을 적용하는 시간이 드물었고 나는 자꾸만 이전의 습관들로 글 쓰는 핑계를 대고 있었다.
버거움을 가져온 두 번째 이유로는 기존의 하던 일에서 새롭게 무언가를 해내는 것에서 왔다.
일상에서 꾸준하게 이어오던 나의 일상에 작은 도서관 사업과 마을 공동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니 나의 일상에 소소하던 것에서 점점 시간을 가져갔다.
아직은 시작 단계인 작은 도서관 업무는 별게 없어도 고민투성이었고 손댈 것도 많았다.
도서관 안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니 나 혼자 할 것이 많았으나 도서관장이라는 타이틀은 나로 하여금 계속 움직이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즐겁고 재미있었으나 가끔 찾아오는 불편한 마음은 나를 뒤흔들었다.
세 번째로는 엄마로서의 역할이었다.
결혼하고 7년 차가 된 나는 이제는 제법 엄마, 아내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했다.
밥다운 밥을 아이에게 먹여야 했고 집안일도 척척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날이 더 많아 나에게 실망할 때가 많았고 아이의 하원을 가기 전 깨끗하게 정돈된 집을 보면 기분이 좋았고 그렇지 못한 날에는 불편함이 있었다.
어쩌면, 나는 완벽한 엄마, 완벽한 아내를 꿈꾸며 작가를 하고 싶고, 내 일을 하는 멋진 여성이고 싶었던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잘 살아가고 싶다.
과거의 영광에 얽매이고 싶지도 않고 불안한 미래에 걱정을 쏟고 싶지도 않다.
불편한 마음을 이 작은 글에
담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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