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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곰 May 04. 2020

엄마 고민, 그리고 선택하기까지

오늘도 나는 고민 ing

윙~윙~ 엉덩이 뒤쪽으로 놓아둔 핸드폰 진동소리이다.
아기가 있으니 가능하면 벨소리가 아닌 무음이나 진동으로 설정을 바꿔두었다.
그런데 무음이다 보니 핸드폰에 무엇이 왔는지 확인하려고 계속 들여다보게 되었다.
어찌할까 싶어서 어느 날은 벨소리로 해보고 오늘은 다시 진동으로 바꿔보았다.
핸드폰에 자석이 붙었는지 자꾸만 주머니에 넣고 싶고 손에 쥐고 싶고 오늘은 무엇이 올라왔나 무슨 이야기를 하나 싶어 자꾸만 들여다보고 싶다.
이제 막 기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시기라 안전을 위한 아기 침대도 새로 사야 했고 매트도 바꿔주고 싶으니 자꾸만 핸드폰을 뒤적거린다.
 
게다가 아기 기저귀와 물티슈는 소진되어가니 눈은 아가를 보면서도 빠르게 정보를 검색하는 내 손을 아가도 알 것만 같다.
그렇게 아기에게 온전히 관심을 쏟지 못한 하루, 저녁이 되어서도 엄마는 침대와 매트를 구입하지 못하고 지나간다.
왜 그럴까? 비싸서 그런 걸까?
하지만, 꼭 필요한 물건이고 당연히 있어야 하는 건데...
내가 쓰는 게 아니라서 그럴까?
아기는 미숙한 존재라 안전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안전한 제품이 끝도 없다.
아기 침대 가격은 싸게는 몇 십만 원부터 몇백만 원까지 정말 다양하다.
좋은 건 알지만 쉽게 사게 되지 않는다.
결혼을 준비하며 매트리스 1개, 침대 프레임은 비싸게 사놓고 소중한 아기가 사용하는 물품에는 왜 이렇게 구질구질 해진 걸까.
거기에는 아기가 쓸지 안 쓸지라는 핑계가 붙는다.
혹시나 쓸만한 물건이 있을까 싶어서 중고거래 마켓을 기웃거린다.
“우리 아기가 침대를 좋아하지 않아 10번도 쓰지 못했어요”라는 말을 보면서 혹시 우리 아기도 그런 걸 아닐까, 비싸게 샀는데 혹시나... 그런 생각에 결재를 하다가도 다시 핸드폰을 닫아버리고 만다.

엄마는 그런 존재다.
아기를 위해서 이게 좋을까, 저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머릿속에서 고민을 수백 번 하는... 그러다 아기가 울면 하던걸 내려놓고 달려가는 바쁜 사람.
 
현명한 결정을 하기 위해 나는 종이에 고민하는 것을 써볼까 한다.
TO DO LIST도 만들어 가장 먼저 할 것을 정해 본다.
내일은 드디어 하나를 끝냈다는 만족감을 가져보길 바라며...

캡처해둔 침대 사진만 10장이 넘는데 아직도 구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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