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시츄 맞니?
Episode2: 너, 시츄 맞니?
복곤이의 견종은 '시츄'다. 시츄라하면 옛날 중국 황실에서 대접받고 자랐다는 래퍼토리와 함께 큰 눈동자에 약간은 눌린 코 그리고 전반적으로 많은 갈색털에 약간의 흰색털이 돋보이는, 길고 윤기나는 털의 모습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복곤이는 태어날 때부터 여느 시츄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앞서 말했듯, 눈 가 갈색 색소가 우선 부족했고 시츄 특유의 눌린 듯한 얼굴과 코를 지니지도 않았다.전반적으로 입체적이고 동글동글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때에 보면 시츄보다도 오히려 몰티즈나, 몰티즈..혹은 몰티즈..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혹시 조상 중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또, 내가 알고 있던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시츄는 강아지계에서 먹성이 좋기로 유명하다. 먹성 뿐인가? 식탐마저 뛰어나다. (특정 견종에 대한 폄하 및 일반화는 절대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TV에서 봐왔던 시츄들 혹은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시츄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통통했다는 기억에 의존하자면 더욱 그렇다.
이와 같은 면에서 복곤이는 시츄와 거리가 멀다. 그의 입맛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사료를 줘도 우선 냄새 한번 맡고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 것이 대다수이며 많이 먹지도 않는다. 밥그릇에 사료를 듬뿍 담아 가까이 가져다 줘도 냄새만 킁킁 맡은 채 콧방귀를 끼며 제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보다시피 입이 짧은 편이다. 그것도 매우.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나와 내 동생은 복곤이가 우리 몫의 다이어트를 대신해주고 있다며, 울지도 웃지도 못하곤 했다.
그래서 가끔 복곤이를 보며 '참으로 신기한 시츄야그래!'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복곤이는 내가 봐왔던 시츄들 가운데 가장 시츄답지 않은 시츄다.
그러나 시츄가 시츄같이 생기지 않으면 뭐 어떤가? 그냥 잘 먹고 잘 커주기만 바랐던 것이 우리들의 마음이었다. 복곤이는 그동안 별탈없이, 아주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게다가 어디 내놓아도 미모로 뒤처지지 않을 만큼의 예쁜 시츄가 되었다. 산책을 할 때마다 자주 듣는 복곤이에 대한 칭찬은 언제나 나를, 우리 가족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마치 "그 애가 바로 우리 아기예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부모님의 마음에 빙의되어 말이다. 이런 복곤이를 멍하니 보고 있자면, 이 세상의 사랑스러움은 모두 가져다 빚어놓은 찬란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