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더 굉장하고 덜 위험한 남미 여행기(9)

음악과 탱고의 도시, 아르헨티나에 오다.

by 채현

처음 방문한 아르헨티나는 다양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페루나 볼리비아보다는 선진국인데, 부랑자들의 도시 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여행 막바지보다 보니 우리는 예산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는데, 돈이 떨어져서 싼값에 예약한 숙소는 특히나 부랑자들이 모이는 곳 같았다. 예산이 거의 없어서 1박에 5천 원인 곳에 방문했다. 이 숙소는 3층에 위치해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운영되지 않아서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낑낑대고 올라갔어야 했다.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온 거다 보니 숙소 오픈 시간보다 일찍 와서, 숙소가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


숙소가 열렸을 때는 남은 방이 4인실 하나와 24인실 하나가 있었다. 지난번 방을 걸고 나탈레스에서 가위바위보에서는 내가 졌지만, 여기서는 내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겨 내가 4인실 방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4인실은 에어컨이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우리는 다음 날 악마의 폭포를 갈 예정이었고, 부에노스에서는 탱고를 보는 거 외에는 딱히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기에 우리는 여유를 가지고 도시를 탐방하기로 했다.


부에노스에서는 탱고쇼가 유명하다. 크게는 피아졸라, 포르테뇨, 바수르 이 세 곳의 탱고쇼가 유명하다. 각 지점마다 구성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탱고쇼를 선택해서 보는 걸 추천한다.


바수르 - 입장료와 간식 제공 (입장료 12,000원 디너 30,000원)


우리는 바수르 탱고쇼를 예약하러 갔다. 사실 음식이 가격에 비해 되게 부실하고 크기도 작다는 평을 들었는데, 다른 탱고쇼 대비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탱고쇼를 추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마지막에 탱고를 춘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수 도 있어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탱고일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탱고쇼 예약은 인터넷 예매와 현장 예매가 둘 다 가능하다고 하여, 현장 예매를 하러 갔다. 다만 현장 예매는 좌석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다. 다행히 좌석이 남아있었고, 우리는 저녁 9시로 탱고쇼를 예약하고 나서 우리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시장, 산 텔모 시장을 구경하러 갔다. 산 텔모 시장을 구경하는데, 감히 이런 노래를 내가 공짜로 들어도 되나 싶을 정도의 노래도 들려왔다.



산 텔모 시장


아침에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는 날씨가 우중충했는데, 오후가 되니 날씨가 좋아졌다. 아르헨티나의 날씨는 너무 좋다. 이때는 한국에서 황사가 너무 심한 때라, 아르헨티나의 깨끗한 하늘이 유독 좋았다.


유럽의 건축물을 많이 닮은 남아메리카의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산 텔모 시장 옆 거리에서 길거리 음악을 하는데, 너무나 잘해서 놀라웠던 순간이 많았다.

이런 걸 길거리에서 봐도 된다고?
음악의 도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건물 구조만 보면 서양과 동양의 느낌을 섞어놓은 느낌이다.


바 수르 (Bar Sur) 탱고쇼


시장 구경을 다 하고, 나탈레스에서 만났던 상이와 만나서 바 수르 탱고쇼를 보러 갔다. 영화에 나올 듯한 아담한 사이즈의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사실 배우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우리는 생각보다 먼 자리에 배치받아서 살짝 당황했다. 미리 표를 구매한 사람부터 앞자리에 앉을 수 있나 보다. 관객으로 한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들었는데 내가 볼 때는 외국인이 거의 90% 정도였다.



공연이 끝나고, 탱고를 췄던 배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탱고를 좋아하는 지윤이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탱고쇼를 보고 나오니 거의 새벽 1시쯤이었던 것 같다. 투어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택시를 잡고 집으로 갔다.



숙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이과수 폭포로 향했지만 이 글에서는 이과수 폭포를 갔다 오고 나서 일정을 먼저 말해주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El Ateneo


이 날은 정말 힘든 일정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이과수 폭포를 다 구경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영이를 만나서 놀기로 했는데, 특히나 영이가 무료로 탱고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 있다고 하여 기대되었다. 우리는 영이를 만나기 전까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유명한 관광지를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원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하려고 했는데, 예산이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부에노스 스카이 다이빙은 아름답지는 않다는 얘기가 나와서 해당 액티비티는 제외하고 도시 내 유명한 곳 위주로 돌아보기로 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스카이 다이빙은 20만 원 정도로 스카이 다이빙이 저렴한 여행지 중 하나이다.


어제 탱고쇼를 예약하러 가면서 방문한 가게에서 5천 원에 구매한 옷을 입고, 오페라 극장을 개조한 서점과 아르헨티나의 옛 귀족들의 무덤을 먼저 구경가기로 했다. (두 위치가 서로 가깝기도 했다).


El Ateneo는 오페라 극장을 개조해 서점으로 만든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도 유명하다. 상상 속 서점은 엄청나게 웅장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아담해서 놀랬다. 여기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한국의 코엑스에 위치한 별마당 서점도 세계의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올라가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서점에 가면 책을 주로 읽는데, 사실 이곳에 있는 책은 다 스페인어로 되어 있어서 크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오페라 서점에서 한 컷. 빛이 많아서 좋았다. 3층까지 있다.



레꼴레따 묘지


정말 멋졌다고 생각한 곳은, 예전 귀족들의 묘지인 레꼴레따 묘지이다. 역대 대통령이나 유명한 위인들 묘지가 모여있고, 각 묘지마다 조각상이 있다. 아마 돈의 힘이겠지만, 이곳은 정말 해리포터 같은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장소였다. 게다가 엄청나게 넓고 미로 같았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사진이나 영상은 따로 찍지 않았는데, 너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서점보다 훨씬 좋았다. 입장료는 없다.



빈민가의 탱고가 유명한 항구도시, 라보카


몇 시간을 돌아다닌 지 모르겠다. 영이와 만나서 근처에 아름답다고 소문난 빈민가 탱고 마을인 라보카에 가기로 했다.


라보카에 가기 전에 스타벅스를 방문했다. 아르헨티나 스타벅스에서만 먹을 수 있는 커피가 따로 있는데, '돌체 라체'이다. 아마 지금은 한국 스타벅스에도 돌체 라떼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이때 당시만 해도 아르헨티나 스타벅스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메뉴였다. 돌체 라체를 주문하자 영수증을 주는 게 아니라 이름을 물어본다. 아리엘이라고 수줍게 말한다.

아르헨티나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커피를 주문했다.

라보카 마을 색감과 분위기도 좋다고 하여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볼 거리는 없었다. 색감은 예뻤고, 빈민가 마을이다 보니 조금 무섭기도 해서, 커피만 마시고 바로 나왔다.


아르헨티나에서 5천원 주고 산 옷을 입었다.



아르헨티나의 홍대 놀이터, 팔레르모 거리


탱고 수업을 다 듣고,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홍대 놀이터로 불리는 팔레르므 거리에 왔다. 홍대 놀이터라고 불릴 만큼, 술집이 엄청 많은 곳이었다. 그리고 중심지에 놀이터가 있었던 것 같다. 되게 힙한 거리였다.

팔레르므는 홍대에 힙한 거리같았다.신발은 페루 쿠스코에서 2만원주고 산 2만원짜리 소가죽 신발



부에노스 아이레스 여행을 마무리하며,


여행의 끝 바지가 되었다. 이제 악마의 폭포만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가자. 이과수 폭포로 가는 비행기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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