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짧기에 더욱 아련해지는 것들

직장인의 여행은, 대학생 혹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과의 여행과는 다르다.


우선 시간이 부족하다. 1년에 1주일 이상 장기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2~4일의 짧은 여행을 자주 가게 된다.

처음 직장인이 되었을 때는 짧은 여행이 아쉽기만 했다. 한 달씩 여행을 다녔던 그때가 그립기도 했다. 그러나 직장인의 여행은 짧기에 그만큼 강렬한 불꽃같은 매력을 갖고 있다.


직장인이 되어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여행의 순간은 첫날 저녁 맥주를 마시는 때이다. 보통 효율성을 위해 일을 하다가 출국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공항에 가고 숙소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샤워를 하고 술 한잔을 위해 거리를 나선다. 그렇게 편안한 복장과 마음으로 맥주를 한 모금 머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감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순간이 더 행복해지는 이유는 오늘 아침 회사에 있었는데, 그날 저녁에는 다른 나라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묘한 안도감 덕분이기도 하다. 하루를 꽉꽉 채워 효율적으로 보냈다는 안도감 말이다. 그리고 아침과 저녁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에서 느껴지는 묘한 기분마저도 좋다.


여행을 짧게 간다고 해서 허둥지둥 많은 여행지를 효율적으로 보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다만 짧은 여행이 주는 강렬함, 아련함은 더 강하게 만끽하려고 노력한다. 학생 때의 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행의 밀도를 즐기며 오늘도 휴가 계획을 세운다.

잘 노는 자가 일도 잘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휴가를 얼마나 잘 이용하는가. 이것은 직장인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오늘도 더 열심히 일하기 위해 여행지를 검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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