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디자이너로서 매일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을 한다. 디자인의 세계는 창의성과 기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곳이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팀원들과의 회의부터 시작해서 협력업체와의 의사소통, 공장의 핸들링, 그리고 소비자와의 관계까지 소통이 빠지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다보니 모든 일의 좋은 성과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는 분야는 항상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각자 다른 배경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때로는 도전적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원활한 소통이 없다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부드러운 태도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자세이다.
경청은 단순히 상대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 담긴 감정과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는 마치 섬세한 패턴을 짜는 것과 같다. 각 디테일이 모여 최종 결과물이 완성되듯이, 소통과 조율의 과정이 모여 관계를 더욱 깊고 탄탄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나는 특히 이 과정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제품이 아무리 좋더라도 협력부서와 한마음 한뜻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내 경험상 협력부서와 제품을 놓고 좋은 분위기에서 탄생한 제품들이 소비자의 반응도 좋았고 높은 매출로 이어진 적이 많다. 물론 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것이 절대 쉽지는 않지만, 결론은 모두가 다 한마음으로 제품이 잘 되게 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분위기의 회의를 이끌어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다정함이다. 즉, "다정함이 묻어나는 부드러운 조율"이 내 일의 핵심이다.
디자인 회의를 하기위해서는 많은 유관부서가 함께한다. 생산, 마케팅, 디자인실, 영업 등 각 팀원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열정적으로 서로의 생각을 대화로 이어가다 보면 의견충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럴때, 나는 각 팀이 우선시 하는 대표적인 의견을 차례대로 다시 되묻고, 고조된 회의 분위기를 잠시 환기시킨다. 결국은 모두가 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의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그들을 다독이며 언성을 높이지 말자고 차분히 이야기한다.
서로의 의견이 잘못됐다가 아닌, 좋은 결과를 위한 모두의 의견에 공감을 하고, 다시 대화가 이어지게끔 하다보면, 어느새 그들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상대방의 의견에 귀기울이며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결국에는 웃으며 회의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다정함과 경청을 통해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가고,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한다.
이때 나의 역할은 의견을 조율할 때마다 진심으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며,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정말로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눈을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내 대화방식은 그게 전부인데 늘 내가 참여하는 회의는 여느 회의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큰소리 한번 없이 웃으며 회의가 마무리 되고, 쓸데없이 회의 시간이 길어지지 않았으며, 결국은 결과까지 '성공적인 런칭'과 '품절','높은 매출'로 끝맺음 되는 것을 보며 많은 이들이 내게 궁금증을 토로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며 종종 사람들이 내게 회의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타부서와 소통하는 방법이라던가, 다양한 직장 생활에 대한 팁을 알려달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었다. 사실 내 성격의 한 부분이었던 '다정함'이 이토록 내 사회생활이라던가 인간관계에 큰 도움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뜻하지는 않았지만, 다정한 대화법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조언을 구했고, 이를 토대로 그간의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나의 진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다정함을 지닌 부드러운 조율이 어떻게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관계를 더 좋은 관계로 깊게 만들어가는지를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러 사람과의 소통 속에서 내가 배운 교훈과 팁들을 나누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누군가에게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다.
우리는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일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혼자서는 힘든 순간이 많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함께 나아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진정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소통은 관계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필수적인 과정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나의 경험이 이러한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시작하고자 한다.
다정함과 부드러운 조율의 힘이
여러분의 일상과 꿈에 생각지도 않게
좋은 변화를 가져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