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대화를 나눈다.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또 때로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시간을 내게 된다.
하지만 진정한 '경청'이 무엇인지를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아, 네'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느끼고 진심으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말이다.
나는 직장에서 종종 동료들의 고민을 많이 들어주곤 했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기꺼이. 라는 마음으로 들어줬다. 나의 동료일 땐, 그 고민이 나의 고민이기도 했기에 함께 고민을 나누었고, 나의 상사분의 이야기였을 땐, 그 고충이 언젠가 나의 고충이 될 수도 있기에 어줍잖은 거듦없이 그저 가만히 귀 기울였다. 나를 도와주는 후배일 경우엔, 그 힘듦이 누군가와 상의도 해보지 못한 채 퇴사로 이어질까 기꺼이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후배 한 명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차장님, 제가 말할 때 차장님은 제 얘기를 정말로 듣고 계신 것 같아요. 건성으로 듣는 게 아니라,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는 게 느껴져요. 진짜로 감사해요."
그 순간 깨달았다. 듣는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에 답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의 이면에 숨겨진 감정과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상대방에게 '나는 당신을 존중하고, 당신의 이야기가 나에게도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말을 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물음에 대한 답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순간 우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놓치고 만다. 그들의 감정,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진심으로 듣는다는 것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치는 것이 아니다. 눈을 마주치고, 그들의 말에 담긴 감정과 뜻을 함께 느끼며, 그 순간 그들의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힘들었다고 말하면 "정말 많이 힘들었겠구나"라고 공감하고, 기쁜 일이 있었다면 "정말 대단하다","진짜 멋져!" 라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것이지 않을까.
언젠가 한 후배가 내게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그날따라 일이 너무 많아 시간이 없었지만, 나는 후배를 따로 불러내어 그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줬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조용히 후배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후배는 한참을 울었고, 그 후로도 내게 종종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곤 했다.
우리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때,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다고 느끼고, 스스로를 치유해 나갈 힘을 얻는다는 것을 나는 다시한번 깨달았다.
결국 경청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통로이다. 나와 상대방을 이어주고, 서로의 마음을 연결해 주는 가장 강력한 방법. 내가 진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때 상대방이 내게 마음을 열고 신뢰를 보내는 그 순간, 우리는 서로에게 진정한 힘이 되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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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늘 누군가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면,
잠시 내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라.
답을 준비하는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느끼고 공감하라.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의 관계를 놀랍도록 변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은 진정한 '듣기의 기술'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