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이란.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는 아이들의 라이딩을 한다.
학교, 학원, 운동하는 곳 그리고 다시 집. 하루의 절반은 운전석에서 보내는 것 같다.
이 생활이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이제는 마치 일상의 한 부분이자 내 역할의 일부처럼 자리 잡았다.
그런데 그날은 유난히 더웠다.
하루 종일 운전하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고,
집에 돌아와 주차장을 내려갔을 때는 그저 얼른 시원한 거실 바닥에 몸을 던지고 싶었다.
그런데 내 차 옆자리에 주차된 차가 문제였다.
거의 포옹하듯 바짝 붙어 있어서 운전석 문을 제대로 열 수조차 없었다.
한 뼘 남짓한 공간. 그 사이로 몸을 밀어 넣어야 했다.
순간 화가 치밀었다.
‘이렇게 주차할 수가 있나’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어쩌랴. 그 차 주인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시 아이들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짧은 순간, 내 몸은 자동으로 요가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한쪽 다리는 차 안에, 다른 쪽 다리는 아직 바깥에, 허리는 옆으로 비틀고, 팔은 운전대 위를 살짝 넘어가며, 머리는 천장에 부딪히지 않도록 낮추었다.
내 몸이 이렇게 유연했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몇 해 전 요가를 배운 적이 있었다.
그때 선생님은 늘 말했다.
“억지로 힘을 주면 더 안 돼요. 호흡을 하면서, 가능한 만큼만 가세요.”
그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지금 이 상황이 딱 그랬다.
힘으로 억지로 들어가려 했다면 몸 어딘가는 부딪히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천천히 움직이니, 그 좁은 틈 사이로도 몸이 들어갈 수 있었다.
겨우 운전석에 몸을 밀어 넣었을 때는 진이 빠졌지만, 문득 웃음이 났다.
‘이게 바로 생활 요가구나.’ 그날 이후로 생각했다.
요가를 배운 건 잠깐이었지만, 사실 나는 매일 요가를 하고 있었다.
책상 아래로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울 때,
건조기 속 깊숙이 남은 양말을 꺼낼 때,
냉장고 맨 아래 칸에서 꽉 찬 물병을 꺼낼 때,
장바구니와 우편물을 양손 가득 들고 비밀번호를 누를 때.
다 큰 아이들과 마주 앉아 숙제나 진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때로는 마음을 살짝 굽히고, 고개를 비틀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예전 같으면 주차장에서 있었던 그 상황 때문에 하루 종일 투덜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그냥 웃음이 났다.
요가를 배웠을 때 선생님이 했던 또 다른 말이 생각났다.
“몸의 유연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의 유연성이 더 중요해요.”
억지로 힘을 주면 몸이 다치듯, 마음도 다친다.
불편한 상황 앞에서 힘을 잔뜩 주면, 결국 내가 먼저 상처받는다.
하지만 호흡을 고르고, ‘이럴 수도 있지’ 하고 마음을 풀어주면, 그 상황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한 장면이 될 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일상 속에서 작은 ‘요가의 순간들’을 찾아낸다.
좁은 골목에서 마주 오는 차와 서로 살짝 비켜가는 일,
장바구니 무게를 견디며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 일,
한 번에 다 하지 못하는 일을 나누어하는 일.
요가를 하듯이 사는 건, 세상과 나 사이의 틈을 조금 더 넓히는 일이다.
몸을 비트는 게 아니라, 마음을 비트는 것이다. 억지로가 아니라,
가능한 만큼만. 그만큼만 해도, 우리는 꽤 멀리까지 갈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요가하듯이, 이 하루를 건너간다.
by 주디의 작은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