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못 본 지 1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명량한 목소리로 나와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항상 비슷한 온도로 비슷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다.
내 일상엔 나 혼자다. 워낙 내향인이라 친구를 자주 만나지도 않는다. 집에 내려오고 대부분의 시간은 부모님과 보낸다. 나이 30에 웬 부모님이냐 싶지만, 어느 날 부모님과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부터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고 있다. 싸워도 소중하고, 행복하면 더 소중한 부모님과의 시간들이다. 보석을 모으듯이 하루하루를 모아간다. 이런 프레임으로 살아가는 것은 그 이전의 삶과는 차원이 다른 삶이 된다.
별것도 아니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 마음가짐이 그에게는 아주 인상적으로 다가왔나 보다. 그는 내 일상에 큰 영감을 받았고 자신도 요즘 부모님과의 유한한 시간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고 했다. 어떻게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냐며 호들갑을 떨던 그.
나의 일상적인 생각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두 저마다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자신 속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사람이다.
요즘 스트레스받을 일이 너무 많아서 한동안 다운된 상태였다. 기력도 없고 기분도 안 좋고. 말수도 적어지고. 그런데 친구와의 대화 하나만으로 다시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환기되는 느낌이었다.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사람이 있고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사람이 있다. 좋은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후자로 내 주변을 가득 채워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