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시작되었다. 통 잠을 못 잤다. 아니, 매우 많이 잤다. 하루에 9시간씩. 그런데 피로가 풀리기는커녕 눈을 뜨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 고강도 운동을 멈춘 지 6개월이 흘렀다. 둘째,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일들이 매주 발생했다. 셋째, 바뀐 직장에 다닌 지 한 달이 안 되었으니 적응이 덜되었다. 넷째, 부모님 집에서 사느라 루틴이 다 망가졌는데 아직도 재건하지 못했다. 우왕좌왕하는 아침.
다른 건 다 참아도 '우왕좌왕하는 아침'은 못 참는다.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 루틴을 수정하며 다시 설계했다. 사실은 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들이다. 휴대폰 보지 말고 잠들기, 일어나서 휴대폰 보지 말기, 일기 쓰기, 명상하기 등. 우리는 항상 새롭고 신박하고 빠른 방법을 하이에나처럼 찾아 헤매지만 사실 답을 다 알고 있다.
'아침에 컴퓨터 먼저 켜지 않기.' 이것도 알고 있는 것이지만, 왜 이리 어려운지. 요즘은 컴퓨터가 다 원터치라 켜기가 너무 쉽다. 특히 나는 아이맥을 쓰기 때문에 그 매혹적인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컴퓨터를 켜주지 않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노트를 폈다. 그리고 써 내려갔다.
일기를 먼저 썼고, 나의 목표를 쓰고,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습관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썼다. 그리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썼다. 쓰기 전에는 참 웃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했다. 어차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까.
오늘이 3일째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짙은 크레마가 앉은 커피를 마시며 손으로 노트에 글자를 썼다. 30분쯤 썼다. 하늘이 맑아졌고,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잔잔한 평화와 기쁨이었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고 하는 건가? 너무 감격스러웠다. 한 달 내내 나는 무기력의 늪에서 죽어 있었다.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역시 문제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거였다.
이 새로 생긴 습관을 제발 100일간 유지할 생각이다. 7월 말에 내가 얼마나 달라져 있는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