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절대 감정이 아닙니다.
감정은 찾아오는 손님입니다. 한적한 곳에 있는 카페 주인이 되는 거예요.
열받아서 문을 박차고 들어온 손님은 씩씩대다가 제풀에 지쳐서 곧 잠잠해질 거예요. 슬픈 얼굴로 혼자 들어온 손님은 한동안 울다 가겠죠. 마음이 붕 뜬 손님은 멍하게 있다가 돌아갈 겁니다.
카페 주인은 그를 굳이 단골로 만들려 애쓸 필요가 없어요. 반드시 위로해 주어야 할 책임도 없고요. 따뜻한 공간과 차를 내주고 손님이 큰 소란을 피우지 않게 같이 머물면 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감정이든 움켜쥐고서 거기에 온 마음을 던지지 말라는 말이에요. 감정이 오면 알아차립니다. 조금 위험한 감정이 오면 ‘아, 감정에 휩쓸리려 하고 있어’, ‘감정은 내가 아니야’ ‘바라보자. 그냥 보는 거야' 이렇게 깨어 있으려고 애써봅니다.
디아 『1일 1 명상 1 평온』 중에서…
카페 사장들이 방문하는 손님 개개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듯이 우리도 그저 찾아오는 감정들을 맞이하고 잠시 쉴 곳을 내어주면 됩니다.
밀어내고 쫓아내려고 할수록 감정도 자존심이 있기에 더 오래 진상을 부리다 가거나 앞으로 더 자주 찾아와 사장일 괴롭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감정을 억지로 막을 수 없습니다. 억압되거나 회피한 감정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스멀스멀 스스로의 크기를 키워 예측하지 못한 때 나타나 우리를 치게 됩니다.
'또 오셨네요? 여기 앉아서 차 한잔 드시다 가세요’ 라며 따뜻한 음료를 건네어주고 나는 다시 할 일을 하며 내 인생을 살 동안 그 감정이라는 손님은 어느새 빈 잔을 반납하고 떠날 것입니다.
사사로운 감정에 이입해서 온 마음을 주고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한 발자국 떨어져 쳐다보는 것, 그가 왔음을 이해하는 것,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평정심으로 고통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면 그 고통은 사라진다’ by s. n. 고엔카(위빠사나 명상 지도자)라는 말처럼 우리 마음의 통제권을 스스로 갖는다면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은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통증은 있을지 언정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텅 빈 우주의 존재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텅 빈 공간이 있습니다. 그 공간을 한 발자국 떨어져 고요히 바라보세요.
물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익숙해지다 보면 감정들에 휩쓸리는 일이 적어질 것이고 삶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걸 피부로 느끼며 미소를 짓게 될 것입니다. 미약한 한걸음 한걸음이 완성된 나를 만들어 갑니다.
그럼 오늘도 1cm씩만 좋아짐을 목표로 스스로의 주인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