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라 Aug 21. 2022

그때는 몰랐지, 임신 > 다이어트라는 것을

임신 때 써놨던 글 1

 "임신하면 진짜 먹고 싶은 거 다 먹을 거야!!!!!!!"


그리고 진짜 임신이 된 후에는 조금이라도 먹고 싶으면 있는대로 입에 다 넣었다. 참지 않았다. ^^

그렇게 임신 5개월차가 되었을 때 정기검진.


 "지난 달보다 4KG가 더 쪘네? 너 뭐 한거야?"

(뭐했긴.. 먹고 싶은 건 입에 다 털어넣었지.)

 "안 돼. 안 돼. 아기가 쓸데 없이 커지면 좋을 게 하나도 없어."

(엥? 내가 먹는 만큼 아기가 커지는 거야?)

 "너도 나중에 낳을 때 힘들단 말야."

(아 내가 살찌면 낳을 때 힘이 드는가요?)

 "오늘부터 다이어트. 오케이?"

(아니 임산부가요?)

 "빵, 쌀, 면 안돼. 과일은 하루에 사과 한 개 괜찮아. 과일주스도 안 돼.

(그래그래 다이어트의 불변의 법칙. 탄수화물 그만. 단백질, 식이섬유 많이. 그 공식은 잘 알고 있어요..)

 "다음달에 왔을 때는 지금 몸무게 그대로 만나자."

(아....)


의사쌤의 폭풍 잔소리를 듣고 집에 가는 길에 생각해 보니 나는 임신에 대한 기초상식이 1도 없었다. 임신했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지도 않았고, 내 몸과 아기한테 모든 것을 철썩같이 맡겨 놓고 있었다. 너네가 알아서 하겠지 뭐.


임신 시기별로 늘어나는 적정 몸무게가 있다는 것도,

내가 많이 먹으면 아기가 커진다는 것도,

임산부 당뇨가 있다는 사실도 그때서야 알았다.



임신 = 내맘대로 다 때려 먹기.

인줄 알았는데... 출산이 가까워 오는 지금 보면 임신 기간 내내 나는 먹는 걸로 고민했다. 예전에 다이어트를 할 때와는 달랐다. 그때는 가끔 많이 먹어도 그만큼 운동하면서 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의 격한 운동을 할 수 없으니 매우 난감했다. 대학교 때 국토대장정을 할 정도로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서 매일 최소 한 시간은 걷는데 그것도 체중 조절하는 데는 부족했다. 정말로 먹는 걸 조절해야 했다.. ㅠㅠ


새삼 깨달았다. 나는 지독한 탄수화물 처돌이라는 것을.

아 사람이 어떻게 빵밥면 안 먹고 사냐...


밥에 잡곡을 섞었다.

면은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였다.

배고프면 계란 삶아 먹기.

초콜릿과 과자가 아닌 다른 간식은 뭐가 있을까...


아오 살면서 이렇게까지 살찌는 것에 신경쓴 적이 없었다. 임신하면 살에 신경 안 쓸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더 신경쓰인다. 아무튼 그래도 좀 신경쓴 보람이 있어서 그 다음달에는 전달의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도 임신 5개월, 비교적 일찍(?) 의사로부터 그런 채찍질을 받았던 게 그래도 다행이었다. 그 덕분에 출산 때까지 임산부 당뇨, 고혈압 등 건강이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유튜브에 있는 많은 임산부 운동 전문가 쌤들과 매일 운동을 했다. 임신 전에도 일주일에 세네 번은 꼭 운동을 하고 살아서 운동 못 하나 싶었는데 임산부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아 다행이었다. 새삼 느낀 건 걷기과 스쿼트는 올타임 넘버원 운동이라는 것.


나를 도와주신 유튜브 쌤들.

https://www.youtube.com/channel/UCLWfWrLgjVAb7M557nWFF5A

https://www.youtube.com/c/ShineKimFitness


"나 oo 먹고 싶어."

 "그거 먹었잖아."

 "내가 아니라 아이가 먹고 싶대."

 "웃기고 있네. 지가 먹고 싶으면서 ㅋㅋㅋ"

한국 남편들은 '아기가 먹고 싶다'는 말에 잘 넘어가 주는 것 같던데 내 남편은 이 말에 칼같이 차단을 박는다. 참 쓸데없이 이성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임신 후 술과 함께 안녕!한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