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한국인이라 쓰고 문과생이라 생각해 봅니다.
앞서 이야기한 싱가포르 취업의 장점에서 ‘한국어 가능자’를 뽑는 회사가 꽤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살면 한국어를 잘 하는 건 장점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선 한국어를 잘 하는 것이 장점이다. 내가 한국어를 한다는 이유로 여기서 나는 2개 국어 가능자가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우리는 외국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우리가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취업이다. 근데 그런 비자를 아무에게나 줄까? 당연히 자국민에게서 얻을 수 없는 메리트를 주는 사람일 것이다. 같은 능력을 가진 두 사람이 있다면 비자를 발급하고 비용을 발생시키는 귀찮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자국민을 택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특별한 기술이 없다면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걸 우선은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1) 고객 관리
회사에 따라 포지션의 이름이 조금씩 다른데 대부분 Customer service / Customer success / Customer relation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한국 시장의 한국 고객을 관리하는 업무이다. 이 직군에 취직하게 되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한국 고객들의 전화와 이메일에 응대하는 일이다. 매뉴얼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그대로 교육을 받고 일한다. 예를 들어서 부킹닷컴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면 한국에 있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싱가포르의 누군가다. 소위 인바운드 전화를 받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생각하던 종류의 일은 아닐 것이다. 나도 그 실체를 알고 조금 놀랐다. 하지만 이 일은 엄연히 고객관리이고,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듣는 사람으로서 회사의 상품을 개선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며 충분히 대접받는 일이다.
2) 사업 개발 Business development
한국 시장을 넓히려는 회사의 사업개발 팀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한국 내의 잠재적 고객이 될 회사나 사람을 찾아보고 그들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팀이다. 한국 시장에 이제 막 진출하려는 회사라면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동료들을 대신해서 리서치해야 한다. 때에 따라선 한국에 맞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로컬라이제이션 해야하고 실행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함께 한다. 한국 시장을 담당할 사람에게 ‘알아서 하되, 실적을 올려라.’는 식이니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하는 업무가 많다.
리서치를 통해서 잠재고객을 찾고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 여기선 고객 관리와 다른 일이 일어난다.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내야 하는 콜드 콜과 콜드 이메일을 해야 한다. 아직 한국 내에서는 입지가 좁은 우리 회사를 설명하는 콜드 콜을 해야 할 상황이 곤욕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와서 알게 된 건, 싱가포르와 홍콩의 날고 긴다는 금융맨들도 다 그런 식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여전히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고객 관리든 사업개발이든 싱가포르에 살게 되면서 내가 한국에 살면서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던 직업의 편견을 알게 됐고, 그건 정말 편견일 뿐이란 걸 알게 됐다.
아무튼 이 분야는 내가 한 번 거래를 튼 고객과 계속 관계를 맺어나가고, 내가 회사에서 맡은 영역이 커 나가는 게 눈으로 보여서 재미도 쏠쏠하다.
3) 헤드헌터
나라는 작지만 회사가 많은 싱가포르에는 헤드헌팅 회사도 정말 많다. 게다가 이직도 정말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헤드헌터에 대한 수요도 많다. 헤드헌터의 주요 업무는 구인 중인 회사에 알맞은 구직자를 찾아주는 일인데, 이 일에 대한 진입장벽이 그리 높지 않아서 신입들이 가장 많이 찾을 수 있는 직무 중의 하나다. 헤드헌터가 소개한 지원자가 회사에 취직하면 그 회사로부터 커미션을 받는다. 이 직업은 주로 기본급 + 커미션을 받는 구조다. 이전에 내가 금융업계에서 근무했다면, 금융권 전문 헤드헌터가 되는 식의 전문화를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점점 비즈니스를 많이 하고, 한국인들도 직장을 찾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는 경우도 꽤 있다.
4) 콘텐츠 번역 업무 Translation specialist / Contents specialist
회사 웹사이트나 상품 등의 콘텐츠를 한국어 버전으로 번역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주로 IT회사에 많은 이 직군은 동종업계의 다른 회사에서는 어떤 단어와 표현을 쓰는지 연구하고, 더 좋은 표현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되면 그 상품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글을 써야 할 것이다. 이 분야에서 면접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이 공통으로 물어보던 내용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번역하고, 리서치하는 일이 대부분일 거예요. 좀 지루할 텐데 괜찮겠어요?”
였다. 아무래도 언어 구사능력이 중요한 직군이다 보니 번역 테스트를 하고 테스트에 합격한 사람이 면접까지 간다.
원하시는 마케팅/홍보 같은 직무가 없어서 혹시 실망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분야는 소위 말발로 버티는 직군인데 한국에서 살다 이제 막 온, 해당 경력도 많이 없고 특출 난 기술이 없는 사람에게 열린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사원으로 입사하여 잡무를 하며 일을 배우기 시작하지만, 여기서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사람을 뽑으니 더 그럴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도 그렇듯 이 직군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이라 지원자로 넘쳐난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좀더 장기적으로 보면 어떨까? 우선은 관심 있는 업계에서 일을 하며 경력과 지식을 쌓은 뒤 회사 내부이동이나 이직을 노려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싱가포르는 2년 정도 경력을 쌓고 이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경력과 쌓은 뒤, 원래 생각하던 곳이나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이직하는 게 전혀 이상한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직을 잘 하는 사람을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게다가 싱가포르를 포함한 외국회사에서는 전반적으로 구인 공고를 내기 전에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공고를 먼저 낸다. 이력서를 검토하고 면접을 본 뒤 새로운 사람이 회사에 적응할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회사 입장에서는 분명 피곤한 일인데, 이미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이라면 그 프로세스를 확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친구도 애플에서 2년 동안 고객관리 직군에서 일하다가 영업관리 부서로 옮긴 적이 있다. 물론 그 시간 동안은 옮기고 싶은 분야의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정보를 얻고 공부를 하는 식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은.
마지막으로 내 경우를 이야기해보고 마칠까 한다. 처음 싱가포르에 왔을 때 나는 한국에서 했던 해외영업 관리 / 수출업무를 살려 Supply chain이나 포워딩, 무역 쪽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직군은 굳이 한국인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가 많았고, 굳이 회사에서 비자를 주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나를 뽑을 이유가 없었다. 다시 말하자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현지인이 이미 넘쳤다. 관련 분야의 한인 회사가 있었지만, 다른 환경을 경험하고 싶어 싱가포르에 왔는데 한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프지만 그 사실을 직시하고 전혀 다른 업계의 사업개발 팀에 들어가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어쨌든 이 분야도 영업이었기에 내 경력의 연장선이라고 여겼고, 회사도 그렇게 생각했다.) 다행히 일은 재미있었고, 프로젝트에 따라 꼭 한국이 아니라 주변 동남아 국가나 중국과도 일할 기회가 생겼다. 한국과 정말 다른 환경에서 일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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