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꽂히면 반드시 가진다.

17화 : ​결핍이라는 이름의 연료

by 현영강

내게는 병적인 기질이 하나 있다.


무언가에 한번 '꽂히면',

기어이 그것을 손에 넣어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것. 단순히 갖고 싶다는 욕망의 차원이 아니다.


그것을 가지지 못한 상태의 나를 용납할 수 없는, 일종의 자기 혐오이자 강박이다.

​사람들은 묻는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


그들은 모른다. 내게 있어서 소유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는 것을. 가져야만 일이 된다. 가져야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나를 움직이는 건

'희망'이나 '꿈' 같은 말랑한 단어가 아니다.
나를 미치게 뛰게 만드는 건 언제나 '결핍'이었다.


남들에게는 있는데 나에게는 없는 것.

그 구멍 난 빈자리가 시리고 아파서, 나는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지독하게 매달렸다.​


남들이 "안 될 거야~~~"라고 혀를 찰 때, 나는 귀를 닫았다. 대신 눈을 부릅떴다. 재능이 없으면 시간을 갈아 넣었고, 돈이 없으면 깡을 갈아 넣었다.


그것을 '끈기'라고 포장해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그냥 '질척거림'이다. 가질 때까지 놓지 않는, 징그럽고도 끈적한 집착. ​돌이켜보면, 나는 인생에서 꽂힌 것은 늘 가졌다.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가질 때까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다면, 백 번을 찍고, 그래도 안 되면 뿌리째 뽑아서라도 가져와야 내 속이 시원했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며 피곤하게 산다고 한다.

맞다. 피곤하다.

매 순간이 전시 상황이고, 매 순간이 사냥이다.​


이 지독한 갈증이, 이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나를 소설가로 만들었고, 여기까지 오게 했는데.


​나는 오늘도 무언가에 꽂힌다.
그리고 그것을 노려본다.
저것은 내 것이 될 것이다.

아니, 이미 내 것이다.
시간문제일 뿐.


​내 사전엔 '포기'라는 단어 대신 '유예'가 있을 뿐이다.
지금 못 가졌다면, 그건 아직 덜 물어뜯어서일 테니까.



​그러니 두고 봐라. 나는 결국 또 가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