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정리는 존중의 수련

나와 함께한 9년의 세월을 존중해 주기

by 이소연



나와 함께한 세월을 오롯이 가진 매트.



요가 수련을 계속해오면서 굉장히 간과하기 쉬운 몇 가지 것들이 있다. 바닥과 매트다. 이들은 우리가 굳이 눈으로 숙여서 보지 않는 이상,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발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부분이라 그리 신경 쓰기 쉽지 않다. 가장 근본의 토대가 되는 발이 접지하는 중요한 곳임에도 쉽게 지나치곤 한다. 요가를 하면서 그나마 바닥과 닿아있는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그 사실을 알아차렸지만 나조차도 매트에 대한 관심은 무심했다.


동네 요가원에서 수련을 시작하면서 나는 작지만 굉장히 큰 변화를 맞이했다. 수련 이후엔 매트를 단정히 닦아주고 정리하는 것이다. 단정한 정리는 그 이전의 나와 또 다른 나였다. 그 계기는 어쩌면 사소했는데 요가원에 같이 수련하시는 분들이 약속이나 한 듯 수련이 끝난 이후엔 요가원에 비치된 꼭 매트 세정제를 이용해서 매트를 꼼꼼히 닦아주었다. 그 광경이 너무나 멋졌고 내게 울림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한 번은 생소했으나 두 번은 익숙함이었고 세 번은 나의 의지였다. 그렇게 매트를 정돈하며 수련의 마무리를 하는 경험을 하니 진정으로 나의 요가 수련이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고 매트에 대한 존중이 곧 나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매트에 수 놓인 나의 땀들. 벌써 나와 함께한 이 요가매트는 내 생애 처음으로 요가를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하여 9년의 세월이 흘렀다. 고등학생 때의 풋풋했던 세월을 지나 대학을 졸업한 지금까지 오기까지 매트는 묵묵히 나의 수련을 지탱해 주었고 함께했다.


어느 날 매트를 닦아주는데 나의 그간 격렬했던 수련 때문에 곳곳에 패인 자국들이 많았다. 그리고 기나긴 세월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마 올 1년까지 이 매트와 함께하면 아무래도 다른 새 요가매트로 갈아타야 할지도 모른다. 이 매트는 너무나 낡았고 이제 그 역할을 다 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네 요가원을 다니는 한, 이 매트와 함께하는 수련과 정돈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나와 함께한 세월의 무게를 온전히 조그마한 사각형 몸 안에 담느라 힘들었을 이 매트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수련을 하면서 계속 자국이 남고 파이고 있지만 수련이 끝난 후 매트를 더욱 꼼꼼히 닦으며 수련의 마무리를 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이 매트와 나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존중이다.


수련의 시작도 중요하지만 수련의 마무리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정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리고 얼마나 요가원이 큰지, 유명한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조그마한 동네 요가원에서 깨우친 이 멋진 진리는 앞으로의 여정에서 계속 빛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매트가 생겨도 그 매트 또한 단정히 정리해 줄 것이다.


닦으면서 나의 수련이 얼마나 가치가 있었는지 내가 얼마나 몰입을 했는지 그리고 요가를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를 깨달으며 그 순간순간을 함께한 매트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요가를 하는 한 매트와 나는 한 몸이니까. 나를 온전히 지탱해 주는 이 존재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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