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0으로 돌아가 수련한다는 느낌
졸업작품을 제작한 이후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요가원은 숨 막히게 반가웠고 홀로 수련하던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몰입과 경이로움을 안겨주었다. 오랜만에 맡는 인센스의 향과 나뭇결이 살아있는 듯한 바닥. 새로운 요가원은 나를 반겨주었고 나 또한 새로운 요가원에서의 1개월의 수련을 진행했다.
다시 0으로 돌아가 수련한다는 느낌이었다. 다시 차근차근 발의 접지부터 손의 바닥을 짚는 감각. 그리고 나의 아사나를 만나기까지 단계별로 천천히 만나야 하는 인내심까지 모든 순간을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다졌다. 지도자 과정까지 밟았고 수련은 충분히 넘치게 한 것 같았으나 다시 요가원에서 수련하는 경험은 내게 잊고 있던 익숙하지만 새로운 감각과 충분한 인내심을 일깨워주었다.
1개월 초반엔 머리서기도 흔들거리고 기반이 약했으며 우르드바 다누라사나도 기존에 할 수 있었던 보폭에서 진행하자니 근력이 떨어져 전혀 나의 등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지도자 과정에서 수월하게 했던 아사나들이 너무나 생소하게 다가왔고 너무나 어려웠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련을 한 거였다면 이 정도로 마음이 아리지도 슬프지도 않았을 터이다.
하지만 지도자 과정까지 밟았고 전문적인 수련을 1년 동안 100회 넘도록 했던 내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시작하는 수련은 처음부터 너무나 고역이었다. 속에선 내가 원래 할 수 있던 것이었고 내가 잘하던 것이었는데라고 수차례나 에고가 올라왔다. 고독하고도 조용한 내면과의 싸움이었다.
그렇게 1개월이 지나 지금은 머리서기를 더욱 견고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우르드바 다누라사나도 단계별로 천천히 버티면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아사나를 완성하는데 급급하여 내 몸을 무리하게 빠르게 다그치고 쓰려던 나의 이기적인 욕망을 조금은 억누르고 차분히 몸 상태를 살피며 호흡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0으로 돌아가 나는 다시 1부터 채우고 있다. 수련을 하면서 나는 또 한 번 느낀다. 지도자 과정이 끝이 아니라 요가의 여정의 시작이었음을. 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늘 같은 수련이 아닌 매 순간마다 다른 나의 몸의 감각과 마음을 계속해서 알아차려야 하기에.
단 한순간도 같은 적이 없었기에.
그렇기에 나는 수련을 해야 하고 요가를 배우고 또 수련하는 삶이어야 한다.
홀로 수련할 땐 내가 잘할 수 있는 아사나의 형태를 만들기에 급급하고 전반적인 수련의 시간이 매우 빨랐다. 하지만 요가원에선 사람들과 함께 숨을 쉬며 호흡하고 순간순간에 몰입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1시간이란 밀도가 홀로 수련할 때와 차원이 달랐다.
언젠가 나 스스로 하는 수련의 밀도가 요가원에서의 수련의 밀도와 같아질 수 있기를.
그렇기 위해 오늘도 나는 수련을 해야 함을 깨달으며 0에서 1을 채우는 하루하루가 이젠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비로소 초심으로 돌아가 수련을 한다는 감각을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