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수련은 내게 다름을 선사하고, 소중하다
벌써 새 학기가 시작되고, 3월의 끝이 다다를 때 즈음 나는 간신히 요가원에 갈 수 있었다. 4학년의 졸업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고 벅찬 스케줄의 연속이었다. 그간 미리 준비하고 그렸음에도 교수님의 피드백과 수업을 들으면서 또 바뀌어가고 있다. 이것도 1년 프로젝트 중 시작이라 생각한다면 그리 나쁘진 않다.
그저, 고될 뿐이다.
그렇게 오랜만에 요가원에 왔다. 요가원에서 흘러나오는 인센스 향과 포근한 특유의 분위기가 마치 어서 와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나는 약간의 어색함과 반가움을 느끼면서 수련을 시작했다. 여전히 레벨 1 같지 않은 복잡하고 어려운 구성의 시퀀스와 난이도는 그대로였지만 나는 너무 즐거웠다. 오랜만에 호흡했음에도 잊지 않고 따라와 주는 나의 몸과 금방 몰입하는 나의 마음에 감사했다.
수련의 순간순간, 그 찰나, 매 초가 소중하고 감사했다. 작년엔 계속 밥먹듯이 하던 것이 수련이었는데 이젠 요가 이야기를 위해 요가원에 못 나오는 아이러니함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 웃긴 상황이었다. 일부러 올해 시간표도 엄청 여유롭게 세운 것도 요가 수련도 꾸준히 다니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려고 한 것이었는데 졸업 프로젝트로 인해 많이 바뀌었다. 4월에도 요가원에 많이 다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부학을 가르쳐주셨던 선생님께서 내게 오랜만이라며 그동안 왜 안 왔냐고 물어오셨다. 나도 선생님의 얼굴을 뵈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늘 뵈었던 모습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그렇게 그립고 반가울 수가 없었다. 나는 졸업 프로젝트 이야기를 했고 선생님들께선 웃으시면서 공감해주셨다. 어떤 학생이던 막 학년은 힘들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졸업작품 때문에 '요가'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를 들을 시간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선 꽤나 심오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요가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거야. 마치 네가 지금 작품을 하고 있는 것처럼. 그것도 요가라 할 수 있지."
선생님과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나는 적잖은 영감을 얻어 갈 수 있었고 오랜만의 수련은 내게 잠시 잊고 있던 수련의 즐거움과 벅찬 감동을 일깨워주었다. 매트 위에서 흘린 땀과 내가 계속 의도하고 있던 '현존'의 느낌. 마치 고향에 와서 편하게 있다가 가는 느낌이었다. 머리 서기도 우르드바 다누라 사나도 모든 것이 오랜만이었지만 그 아사나들이 힘들거나 벅차지 않았다. 정말 몸과 마음이 가벼웠고 기분 좋게 흘러갔다.
수련은 매일이 다르고 매 순간이 다르고 그렇기에 매 수련은 항상 새롭다. 잘하던 못 하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내 마음이 어떤지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나는 바쁜 학기 때문에 요가 수련을 3월부터 줄곧 못하다가 정말 3월 말에 오랜만에 요가원에 나와 수련을 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간신히 했던 수련이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예전보다 몇 배는 더 소중하고 뜻깊었다. 그래서 그 '몰입'이 짧은 순간에 잘 되었는지도 모른다.
오랜만의 수련은 정말로 따스했고, 후덥지근했으며, 매트 위에서의 감각은 참으로 좋아서 낯설기도 했다.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같은 시퀀스이지만 제 각기 다른 느낌과 마음으로 집중한다는 것 자체로 너무나 근사하고 환상적이어서 나는 그날의 수련이 참 진하게 다가왔다. 늘 내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 과정 속에 있다고 알려주는 요가가 참으로 좋다. 그래서 아직도 요가를 놓지 않았나 보다.
고단한 졸업 프로젝트이지만 이 또한 슬기롭게 지나가리라. 꾸준히 과정 속에서 묵묵히 걸어 나가다 보면 결국 도달하리라. 결국 요가던 졸업이던 과정 속에 있음이 분명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