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아이들을 여기로 내몰았을까?”
※ 참고 사항
구급대원 썰수첩은 구급대원들이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새벽 5시 큰 도로변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카니발과 승용차 교통사고. 환자 몇 명 발생인지는 모름'
김행복 대원은 승용차 운전자를 확인한다.
그리고 구급대원2와 함께 카니발에 탑승한 요구조자를 확인하러 갔다.
검은색 찐한 썬텐,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카니발.
구급대원들이 열린 옆문으로 고개를 넣어 요구조자들을 파악한다.
찌그러진 차편 사이사이에 보이는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
김행복 대원은 에어백을 오른손으로 치우며 차량 내부를 온전히 본다.
너무나 어려 보이는 여성 셋.
부자연스럽고 두꺼운 화장.
어울리지 않는 진한 립스틱
훤히 몸매가 드러나는 옷차림.
화려한 네일 아트.
구급대원들은 친절하게 요구조자들의 상태를 물어본다.
그리고 한 여성이 손들며 말한다.
"사고 나고 손끝이 저리고 숨이 차요."
교통사고 이후 발생한 손끝 저림.
놀란 표정.
“과호흡 같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구급대원2가 맥박과 산소포화도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용 산소포화도 측정 기계를 손가락에 끼려고 한다.
긴 손톱으로 착용할 수가 없다.
환자의 활력징후를 겨우 확인한다.
여성들을 안정시킨 후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어본다.
머뭇거리는 세 여성.
“다른 사람들에게 말 않을 거죠?”
“네 개인정보라서요. 저희는 기록 말고는 함부로 발설 않습니다.”
상당한 시간 동안 설득 후 구급대원들은 여성들의 터무니없는 나이에 놀란다.
카니발 뒷좌석에 타고 있던 세 여성은 이제 중학교를 졸업한 미성년자였기 때문이다.
어려 보이는 동안의 여성이 아니라 어린이들.
구급대원들은 짧은 상의 끝에 경상자더라도 ‘미성년자’이기에 병원에 이송하기로 한다.
구급대원1은 여성에게 동의받고 한 여성의 보호자에게 연락한다.
“예. 여보세요?”
자다가 일어난 듯한 목소리의 보호자.
"보호자분, 행복동 구급대원입니다. 놀라지 마시고요. 지금 따님이 교통사고 이후 경한 호흡곤란을 호소하시거든요. 응급실로 갈 건데 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미성년자라서요."
보호자가 답한다.
"예? 저 일 나가야 해요. 못가요. 애 엄마에게 전화해보세요."
구급대원1은 당황한다.
'딸이 새벽 다섯 시에 진한 화장과 이상한 옷차림으로 이상한 차에 타고 있다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아무것도 안 궁금해요?"라는 말을 삼키고 한숨을 쉰다.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하는 길.
보호자 자격으로 탑승한 다른 여성이 과호흡하는 어린 여성의 손을 꼭 잡아준다.
늘 친절한 구급대원2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이고 있다.
구급대원1은 한숨만 쉬며 창문 밖의 하늘만 바라본다.
도대체 등교를 준비할 이 시간에 도대체 왜 어린이들이 여기 있을까?
누가 이런 화장법과 옷차림을 알려줬을까?
정말 부모가 맞는가?
누가 이 아이들을 여기로 내몰았을까?
왜 아무도 이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않는 걸까?
구급대원1의 소리 없는 하소연이 담긴 눈빛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