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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웅 Jan 24. 2023

류이치 사카모토 : 코다

그의 삶은 멋진 예술작품처럼 빛났다


방금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를 보고 나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생각에 잠겼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보면 좋겠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이기도 했고, 음악가의 삶을 다룬 영상답게 음악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지금 그가 만든 곡을 들으며 글을 쓴다. 다큐멘터리가 이야기로 나왔으니 관련 영화 이야기를 잠깐 한다. 


10년 전에 서울 ‘충무로 영화제’라는 축제가 있었다. 그때 우연히 본 영화가 <뷰티풀 루저스>다. 그 영화는 예술에 자신의 인생을 건 젊은이들이 많이 나왔다. 그들은 실패할 수는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었다. 그 이유는 그들은 아직 젊었기 때문이다. 


또 한 영화가 생각난다. <더 히어로>가 제목인데, 나이든 영화배우 ‘리 헤이든’의 일상을 재치 있게 영상으로 담은 영화다. 이 영화가 떠오른 건, 같이 나이 들어가는 상황에 놓인 공인의 삶을 엿볼 수 있어서다. 두 영화 모두 자전적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위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가 떠올랐다. 


이제 영화 이야기를 조금 하면 이 영화는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일상을 담았다. 처음에는 그의 인상이 매우 좋아 호감을 느끼며 다큐멘터리에 빠져 들었다. 처음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서 피아노를 조율하며 연주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에 목소리를 내는 그의 모습이 다뤄졌다. 안타깝게도 암에 걸리게 된 그의 모습도 담았고, 인생의 유한성을 자각하는 그도 나온다. 그렇게 이 다큐멘터리는 점점 그의 삶을 보여주며, 그가 걸어온 음악가로서의 모습도 영상으로 비춰준다.


그는 젊어서부터 음악 하나에 빠져 삶을 살아온 것 같았다. 컴퓨터를 활용해 음악을 만들 수 있던 초기부터 그는 거기에 몰두한다. 그러면서 ‘일상은 소리로 이뤄져 있다’라는 카피를 쓸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소리와 음악에 집중한다. 그렇게 그는 위대한 음악가로 탄생하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그가 만든 수많은 영화음악이나 환경 문제와 우리 일상의 사건들을 소재로 음악을 만든 그와 그의 음악들이 나온다. 이 소리들을 듣다 보면 영화에 더욱 깊이 빠지게 되고, 더 나아가면 삶에 성숙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거장의 삶이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고, 삶이 한 줄로 엮어진다는 게 어떤 것인지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인생을 영상과 음악을 통해 느끼다 보면, 어느새 이런 질문을 하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음악가’로서 자신의 삶을 관통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삶은 매우 깊어보였고,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그러면서 이 질문은 나에게로 옮겨졌다. 그러면 나는 무엇인가? 무엇으로 내 삶을 관통시킬 수 있을까? 결국에는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다고 나를 증명할 수 있을까? 


영상으로 보는 즐거움을 넘어, 음악을 함께 듣는 감미로움을 넘어서, 이 영화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관객으로 하여금 인생을 통찰할 수 있는 깨달음의 시간을 우리에게 준다. 이 세 가지의 조화는 이 다큐멘터리가 얼마나 훌륭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 보여준다. 


이제 결론을 쓰자. 결국 삶에 관해 이야기 하는 책이 좋고, 영화, 음악이 끌린다. 그런 작품들은 우리 마음을 이끌게 된다. 결국 이 영화도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조용하면서도 열정적으로 그의 삶을 보여주었다. 그러면 당신의 인생은 무엇인가? 관객으로만 살다 끝을 맺을 것인가? 지나가는 대중의 삶은 졸렬할 수 있다. 삶은 언제고 당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 많은 시간을 우리는 무엇을 하며 보냈는가? 


영화 ‘빠삐용’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유한한 인생에서 인생을 낭비한 죄” 그게 바로 주인공 빠삐용의 죄목이었다. 나부터도 치열한 인생을 살지 않을 수 없겠다. 그리하여 나의 인생이 하나의 멋진 예술작품으로 빛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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