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김세원, 로컬 수제 맥주를 이야기하다
동네 잔치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한 잔의 맛있는 술이다. 본래부터 널리 음용되어 왔던 우리술(전통주)를 맨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옛날부터 집집마다 술독을 두고 담가 먹던 집주(가양주)의 역사를 오늘날 우리 부엌으로 가져오자면 술에도 약간의 현대식 변주가 필요하다. 최근 각 지자체와 기관마다 경쟁적으로 내 고장을 알리기 위한 ‘로컬 크리에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준비했다. 새로운 로컬 크리에이터, 또한 현대판 우리 동네 잔치 한 마당을 완성할 맛있는 수제 맥주 양조장 탐방 이야기다.
그래서 고리타분하게 이 글을 맥주의 유래나 원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지 않다. 솔직히 좀 뻔하다. 또한 그런 내용은 필자가 굳이 다루지 않더라도 이미 숱한 전문가들이 다룬 바 있다. 또한 지역의 수제 맥주를 찾고자 하는 독자라면 아마도 맥주에 대해서는, 적어도 주변에서만큼은 어느 정도의 조언과 훈장질이 가능한 중수 이상의 맥주 마니아라고 본다. 따라서 익히 다들 아는 맥주 이야기는 과감하게 생략하겠다.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을 건 아니지만, 지금 다룰 내용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우리 수제 맥주’의 미시사에 더 가깝다.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지루할 것 같다면, 딱 3가지만 기억하고 이 장을 넘겨도 무방하다.
- 국내 기업형 수제 맥주의 역사는 2002년도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시작된 ‘주점’에서 비롯된다.
- 우리 조상들이 했다고 학교에서 배운 ‘집주’의 미덕은 맥주로 치면 ‘홈브루잉’과 맥이 닿는다.
- 집집마다 있었던 수많은 전통주 레시피는 금주와 밀주의 역사에 뒤섞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수제 맥주의 레시피도 어느 정도 대중적인 입맛을 맞추기 위해선 정해진 클리셰적 조합이 있다. 세상은 우리술의 경우처럼 종국에는 클리셰만 기억하겠지만, 적어도 개인이라면 맛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말자. 처음 듣는 맥주와 조합이 있다면 우선 한 잔 시켜라. 그리고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