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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탐색자 May 12. 2019

자율적이고 독창적인 라이프 스타일 추구

4. 자율적이고 독창적인 라이프스타일 추구 


이태원의 새로운 소상공인들의 풍부한 해외 경험은 이들이 이태원에 사업을 시작한 이유와 연결된다. 새로운 소상공인들이 저렴한 임대료 이외에 이태원에 정착한 가장 큰 이유로 '이태원 프리덤'을 꼽았다.


"모두 모여 이태원
이태원 프리덤 저 찬란한 불빛 오
이태원 프리덤 젊음이 가득한 세상
이태원 프리덤 다 알려주겠어 다 말해주겠어
새로운 세상 그곳을 말해봐
음악이 있어 또 사랑도 있어
세계가 있어 나에게 말해줘"
(이태원 프리덤 가사 중 일부, by 그룹 UV)


 

이태원에서 만난 새로운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로, 자신들의 자유로운 도시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이는 연남동 지역을 대상으로 새로운 소상공인 계층의 특성을 연구한 선행연구(윤혜수, 2017) 결과와 유사하다. 이태원은 이들에게 자신들이 추구하는 '내 스타일'의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는 자유로움을 허락한 장소인 동시에 이러한 자유로움에서 비롯된 독창적인 행위를 인정하는 소비자 계층이 존재하는 곳이다.


우산단로에 위치한 아트 갤러리


친한 지인들과 즐겁게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아지트를 만들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경리단길에 와인바를 개업한 L 씨는 함께 동업을 하던 친구가 2년 전 갑자기 베를린에서 생활을 하고 싶다고 훌쩍 떠나는 바람에 전세계약이 끝나는 2019년 봄에 가게를 그만두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녀는 계획대로 2019년 2월 말 자신의 와인바에서 지인들과의 페어웰 파티(farewell party)를 마지막으로 가게문을 닫았다. 섭섭하지 않냐는 나의 질문에 그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해봤으니까 후회는 하지 않아요".    


여행작가로도 활동했던 그녀는 2011년 이태원의 맛집, 레스토랑, 카페와 바 등을 소개하는 책을 낼 정도로 이태원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태원에 나타난 변화와 성소수자 소상공인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태원에 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세련된 레스토랑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저와 친분이 있는 (게이) 오빠들이 운영하는 곳인데,
이태원에서는 꽤 유명한 분들이에요.
물론 대외적으로는 (게이인 사실) 비밀이지만, 저희들끼리는 다 알죠.
그 오빠들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어요.
오빠들은 그분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인테리어 감각으로
청담동에 있는 레스토랑보다 훨씬 더 세련된 레스토랑을 이태원에 만들었어요.
그때부터 이태원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이태원에 세련된 레스토랑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강남 사람들이 청담동이 아니라 이태원으로 오기 시작했거든요".


L 씨는 이태원만이 지닌 자유로움과 다양성, 그리고 성소수자들을 포용하는 문화로 성소수자들이 이태원이라는 장소에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태원이 지닌 이러한 자유로움이 바로 이태원을 변화시킨 원동력이 아닐까?  


회나무길의 '장진우 식당'으로 유명한 젊은 CEO 장진우 씨는 음악을 전공하고 사진을 부전공한 예술가이며, 상업사진작가다. 그를 인터뷰한 기사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 그가 식당을 시작한 이유다. 그는 "유명한 패션 피플의 파티에 초대되어 갔어요.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3명이나 같은 집의 케이크를 사 왔더라고요. 저는 이런 획일화된 문화가 싫어요"라고 식당을 개업 한 이유를 설명했다. 개업한 식당마다 그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채워 넣어 동일한 콘셉트의 식당은 하나도 없도록 하는 것이 그의 사업철학이다.


획일화된 문화를 거부하는 것은 이태원에서 이야기를 나눈 새로운 소상공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태원 1동에서 유명한 멕시코 식당을 운영하는 K 씨가 이태원의 뒷골목에 식당을 개업할 당시만 해도 한국에 멕시코 음식을 하는 식당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K 씨가 개업한 식당이 1년 만에 큰 인기를 끌자 이태원에만 멕시코 식당이 10개 정도가 생겼다. K 씨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밝혔다.


"한국에서는 어떤 음식점이 인기를 끌면
비슷한 음식점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리스크를 두려워해서 인 것 같다.
그러나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하는 것이
오히려 성공의 지름길이다".



참고문헌

'장진우 거리를 아십니까', <한겨레 신문, 박미향>, 2014년 3월 26일

'재미동포 1.5세 청년 3명의 창업 성공 스토리", <세계일보, 김유나>, 2015년 5월 30일



*이태원의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시리즈(I, II, III, IV, V)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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