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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탐색자 May 11. 2019

풍부한 해외 경험을 소유한 문화적 자본가

이태원 골목길의 아우성 14

3. 풍부한 해외 경험을 소유한 문화적 자본가


장진우 거리로 유명한 회나무길과 우사단로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1년 동안 연구하고 조사한 보고서, '청년 예술가 창업가들의 골목길 고군분투기'(강유가람 외, 2014)에 따르면, 이 두 골목길의 청년 예술가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주로 시각 예술과 관련된 전공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이미 20대 초반부터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생활한 경험과 장기간의 여행, 교환학생, 유학 등의 형태로 해외에서 거주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리고 외국계 대기업,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의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자신의 일을 하고 싶다고 길을 찾은 이들이다. 청년 예술가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높은 문화자본과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 자본을 가지고 있고,
혼자 무언가를 해내며 돈을 버는 에이전트적인 노동에 익숙할 것"


이태원 우사단로의 독특한 레스토랑


이태원에서 만난 새로운 소상공인들도 회나무길과 우사단로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해외 경험을 소유한 문화적 자본가들이다. 이태원 1동에서 2005년부터 부티크식의 옷가게를 운영해오고 있는 L 씨는 처음 옷가게를 개업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제가 옷을 워낙 좋아하고 해외여행을 좋아해서 해외에 나갈 때마다
구입한 옷들과 신발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이 옷들을 좀 내다 팔아야겠다 생각했죠.
저는 홍콩, 일본에도 자주 가지만, 유럽 특히 이태리에 더 자주 가는 편이에요.
저는 한번 나가면 최소한 3주 정도는 있어요. 솔직히 한국에 오래 있으면
너무 답답해서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나가려고 해요".



그는 한국인 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외국 손님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해외 각국에 현지인 친구들이 있어서 해외에서는 주로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해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옷가게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고 있었다.


보광동에서 팥빙수 가게를 했던 K 씨는 10대를 미국과 일본에서 보낸 해외파로 한국어, 영어, 그리고 일본어의 3개 국어에 익숙한 글로벌 엘리트이다. 한남동에서 꽃 소매점 겸 작업실을 소유하고 있는 K씨도 해외의 플라워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 일본이나 영국에서 실시하는 플라워 디자인 단기과정에 종종 참여하고 있다.

"요즘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가 발달해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워낙 다양해요.
젊은 친구들은 해외, 특히 유럽 스타일의 플라워 디자인에 민감한 편이죠.
저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추어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서
해외로 나가는 편이에요".


이태원 2동, 경리단길 입구에서 꽤 유명한 브런치 카페를 운영했던 L씨도 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 다니면서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다. 그리고 경리단길 골목길의 주민으로 그곳에 거주하는 다른 외국인들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2010년 그가 브런치 카페를 시작했던 이유도 '우리 동네에 외국인들과 함께 즐기는 제법 맛있는 브런치 식당'을 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브런치 카페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경리단길이 유명해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카페의 손님들은 대부분 경리단길과 해방촌에 사는 외국인들이었다. 경리단길이 제법 유명해지기 시작한 2012년부터 내국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였고,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건물주는 건물 가격이 오르자 2015년 비싼 가격에 건물을 팔아 상당한 이윤을 남겼다. 그러나 L 씨는 새 건물주가 요구하는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 경리단길의 후미진 골목으로 가게를 옮겨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의 아픈 경험 때문에 그는 지금 맘상모(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태원의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시리즈(I, II, III, IV, V)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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