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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탐색자 May 11. 2019

높은 교육 수준과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

2. 높은 교육 수준과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


서울이라는 도시공간을 변화시키고 있는 새로운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대졸 이상의 고학력 소유자로(정지희, 2007; 강유가람 외, 2014; 신현준 외, 2016; 윤혜수, 2017), 기존의 소상공인들과 차별성을 보인다. 이들은 높은 학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문화자본과 사회자본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삐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제도화된 교육과정이 문화적, 사회적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주된 경로로 지목하였다.


이태원에서 만난 새로운 소상공인들 모두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며, 이들의 전공분야는 도시계획, 디자인, 인문학, 건축, 경영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된 해외의 논문에서도 발견된다. 뉴욕의 젠트리파이어를 연구한 주킨(Zukin et al., 2009)의 연구논문과 호주 뉴캐슬의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을 연구한 로페(Rofe, 2004)의 연구논문에서도 고학력의 젠트리파이어들의 활동에 의한 장소성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이태원에서 사업을 시작한 새로운 소상공인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이들은 높은 학력을 바탕으로 대부분 전문직에 종사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도 종사하고 있다(강유가람 외, 2014). 경리단길에서 2014년부터 와인바를 운영하고 있던 L 씨의 경우, 와인바를 개업할 당시 여행 관련 잡지의 편집장이었으며, 함께 동업한 친구는 외국계 회사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었다.


보광동에서 팥빙수 가게를 2012년부터 3년 동안 운영하였던 K 씨의 경우에도, 가게를 개업할 당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도시계획분야의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다. K 씨에게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팥빙수 가게를 개업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저는 2011년 압구정동에서 이태원 1동으로 이사했는데,
2012년 당시만 하더라도 팥빙수 가게가 이태원에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마침 일산에서 음식점을 크게 하고 있는 친한 선배 언니와 함께
맛있는 팥빙수 가게를 차리자고 했어요.
그 언니도 하이얏트 아래쪽 빌라에 살고 있어서 언니 아이들과 함께
동네에서 먹을 수 있는, 순전히 우리가 먹고 싶어서 가게를 열었어요.
당시 눈꽃빙수를 만들어 팔았는데, 아주 인기가 많았죠.
그리고 근처에 폴리텍 대학교가 있어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것도 쉬웠어요. 한 7개월쯤 지났을 때 프랜차이즈를 하자는
제의가 왔었는데, 저희는 사업을 확장할 마음이 없었어요".


이태원에서 만난 새로운 소상공인들은 특이하게 본업인 전문직을 계속 유지하면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한동안 투잡(two jobs)을 유지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방송인, 광고회사, 의류회사, 금융회사 등과 같은 전문직종에서 근무를 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 이태원의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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