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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탐색자 May 10. 2019

제한된 경제적 자본을 소유한 30대 청년층

서울의 '뜨는 골목길', '핫플레이스'는 '왜' ,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이태원의 골목길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이태원의 낡고 후미진 골목길에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업을 꾸려나가는 우리 시대의 '문화적 신계층'이며,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의 직접적 행위자인 새로운 소상공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 속의 가장 낯선 공간이었던 이태원을 핫플레이스로 변화시킨 새로운 소상공인 계층은 누구인가?


그들은 제한된 경제적 자본을 소유한 30대 청년층으로 높은 교육수준과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이며, 풍부한 해외경험을 소유한 문화적 자본가이다. 또한 자율적이고 독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경제적인 윤택함보다 삶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업방식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소상공인 계층의 특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제한된 경제적 자본을 소유한 30대 청년층


이태원에서 만난 10여 명의 새로운 소상공인들의 연령대는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중반으로 주로 1970년대 초반에서 1980년대 초반에 출생한 X세대와 밀레니얼들이다. 남녀 성별의 비율은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되었으나 여성의 비율이 조금 높았다.  


새로운 소상공인들의 업종은 의류점, 음식점, 주점, 꽃 소매점이며, 취미미술을 위한 화실도 포함하였다. 의류점은 이태원 1동과 한남동, 음식점은 이태원 1동과 2동, 보광동에, 주점은 이태원 2동, 꽃 소매점은 한남동에, 그리고 화실은 이태원 1동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태원 지역의 장소성의 변화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 2010년대 초중반, 그들의 나이 3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 이태원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였다. 한남동에서 꽃 소매점과 꽃꽂이 작업실을 운영하는 K 씨는 20대 후반에 한남동 제일기획 건너편에서 2003년부터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약 8년 전인 2010년 초반 한남동의 나인원 한남 주변의 현재 위치로 가게를 옮겼다.


새로운 소상공인들은 건물 또는 공간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월세 임대를 통해 작은 규모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와인바를 운영하는 L 씨는 월세가 아닌 전세로 가게를 임대하고 있었는데,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제가 친구와 함께 가게를 알아볼 당시(2014년)에는
저희 와인바가 위치한 곳이 경리단길의 끝에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가게가 거의 없었어요.
저희는 친구들과 아지트를 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오지 않는 조용한 골목길에 개업을 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저희 둘 다 직장이 있었기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쉬웠고, 건물주도 흔쾌히 전세로 계약을 했어요.
물론 지금이라면 어림도 없는 이야기죠".


이태원 1동에 위치한 부티크 스타일의 옷가게


심층 인터뷰는 대부분 지인의 소개를 통해 이루어 진 경우이기 때문에 임대료나 보증금과 같은 경제적인 상황에 대해서 불편해 할 것 같아서 질문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소상공인들이 이태원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라는 점과 심층 인터뷰를 한 새로운 소상공인의 절반 이상이 임대료 때문에 가게를 옮긴 경험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 경제적 자본이 제한되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는 상당히 큰 규모의 꽤 유명한 멕시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태원 1동의 K 씨의 경우에도, 처음 식당을 시작할 당시, 친구 2명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에서 모금된 금액으로 이태원 재래시장 뒷골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서울에 제대로 된 멕시칸 식당을 열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멕시칸 요리를 직접하는 셀프 동영상을 만들어 두번의 실패 끝에 미국의 '킥스타터'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았다. 전 세계에서 100여명의 사람들이 1만 3천달러를 투자했고, 그는 동업자 2명과 함께 8평 남짓의 멕시칸 식당을 열었다.



*이태원의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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