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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탐색자 Nov 03. 2020

2015년, 대한민국 3%가 사는 세상-강남

2015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5107만 9400명)의 약 3%, 서울 인구(990만 9400명)의 약 16%가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 거주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과밀화되어 가고 있는 구시가지의 인구 분산 및 서울의 균형발전을 위해 개발되기 시작한 '강남'이라는 지역은 세인들의 많은 관심과 비판을 동시에 받는, 사회적으로 경계화된 독특한 공간이다. 개발과정에서부터 이미 집중적인 투기의 대상이 되었던 강남은 우리 사회에서 '복부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공간이기도 하다.


강남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고위 공직자들도 마찬가지다. 복부인의 상징이었던 '빨간 바지'의 주인공 역시 고위직 공무원의 아내였고, 이후 대통령의 부인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어떻게 평범한 일반인이 토지개발에 대한 정보를 남들보다 빨리 알 수가 있단 말인가. 2017년 3월 공개된, 4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 2,351명의 재산 내역을 살펴보면, 서울에 건물을 가진 이가 약 43%였고, 이 가운데 강남 3구에 건물을 보유한 이도 약 22%로 나타났다(정선언, 조혜경, 2017). 중앙일보에서 코드 나무와 함께 고위 공직자가 보유하고 있거나 임차하고 있다고 신고한 건물 밀집 지역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1위는 서초구 서초동이었고 2위는 강남구 대치동 그리고 3위는 서초구 반포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지역 중 9개 동네가 강남 3구에 있었고 유일한 비강남 지역은 용산구 이촌동(9위)이었다.


                           그림 1. 서울 강남 3구에 집중한 고위 공직자 보유 건물

                        출처. 중앙일보 2017. 4. 5일 자


2020년 3월에 공개된 고위공직자들(2,390명)의 재산내역도 비슷했다. 고위공직자들의 주택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지역은 여전히 서초구(198명)와 강남구(185명)로 나타났고, 3위에 세종시가 올라온 점이 2017년과 다른 점이다. 하지만 송파구가 세종시 다음인 4위로 나타나 고위공직자들의 강남 3구 사랑은 여전함을 알 수 있다.


강남이라는 지역에 대한 세인의 관심과 비판은 점점 더 벌어지는 강남과 비강남 지역, 혹은 강남과 강북 간의 격차에서 비롯된다. 부동산 가치뿐만 아니라 소득 수준, 가구주의 학력, 주거환경 만족도 등에서도 두 지역 간의 차이가 뚜렷이 나타난다. 2020년 1월 19일 부동산 114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강남 3구 지역의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는 약 17억 2천만 원(2019년 12월 기준)으로 강북 3구(노원, 도봉, 강북) 지역(약 4억 3천3백만 원 - 5억 10만 원)의 최대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 3구의 아파트 4채를 팔아야 강남 3구 지역의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 3구 지역과 강북지역의 평당 아파트 가격의 차이는 지난 몇 년간 더욱 확대됐다.


                                      그림 2. 강남 3구와 강북지역의 평당 아파트 가격차이

                                출처: 매일경제 (2018년 1월 15일)


소득 수준을 살펴보자. 2018년 서울연구원에서 발표한 '2016 서울서베이'를 살펴보면, 월평균 2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층 가구의 비율이 높은 생활권은 강북 지역의 도심권, 동북 1 생활권 순으로 나타난 반면, 5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 가구의 비율이 높은 생활권은 강남 지역의 동남 1,2 생활권으로 나타났다. ‘2016 서울서베이' 자료를 바탕으로 헤럴드경제에서 서울 25개 구별로 산출한 가구당 월평균 소득 결과에서 월평균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서초구(500-550만 원)와 가장 낮은 중구(345만 원)와의 소득 격차는 약 170만 원 정도이다. 연소득으로 따져보면, 연간 약 2,00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며, 5년이 지나면 1억 원이 넘게 차이가 난다.


        그림 3. 서울시 자치구별 월평균 가구소득(세금납부 전)

        출처: 헤럴드 경제 (2018년 3월 30일)


가구주의 학력은 어떠할까? '2016 서울서베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주의 학력 수준 간 지역적 편차 또한 크게 나타났다. 4년제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고학력 가구주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56%), 서초구(51.1%), 그리고 강동구(49.1%)였다. 반면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의 가구주 비율이 가장 낮은 강북구(30.8%)의 경우, 강남구와 약 25% 정도 차이가 났다.


자치구별 주거환경 만족도 결과에서도 만족도 10점 만점에 서초구가 6.5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중랑구가 5.77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그토록 강남을 싫어하던, 강북 오빠 - 그 자신조차도 강남에 산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강남에 신혼집을 마련하기를 잘했다고 그녀에게 이야기했었다. 전세 살고 있던 낡은 신혼집 아파트가 재건축에 들어가 다시 집을 구해야 했을 때도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가 선택한 서초구의 한 동네로 이사를 했다. 그녀의 친척 어른이 사셨던 동네라 어릴 적부터 자주 왔던 곳이라며 그녀가 그의 손을 잡고 동네 구경을 시켜주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이 동네가 아파트만 즐비한 곳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아니 아파트는 오히려 찾아보기 어려웠다. 단독주택과 빌라가 어우러진, 어릴 적 친구들과 뛰어놀던 성북동의 그 골목길이 떠오르는, 본부장님 표현대로 ‘사람냄새 나는’ 동네다. 그녀와 함께 오랫토록 살고 싶은 곳이다.


강남은 이제 더 이상 무조건 싫기만 한 곳이 아니었다. 강남은 그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곳이 되었다. 그도 점점 강남 오빠가 되어가고 있었다.



참고문헌


김강래, "강남 북 집값 차이 갈수록 더 벌어진다", 매일경제, 2018년 1월 15일

정선언, 조혜경, "고위 공직자들이 사랑하는 동네는?", 중앙일보, 2017년 4월 5일

"서울 자치구별 월소득 비교해보니... 1위는 oo구", 헤럴드경제, 2018년 3월 30일

서울특별시, 서울연구원(2017. 12), 한눈에 보는 서울 2017,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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