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방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1 시인이 쓴 소설을 읽다가
인간은 정신을 단어로 소분시키고 문장으로 흡수하고, 다시 읽는 행위로 하여금 정신을 흡수하게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대식세포가 염증을 분쇄하고 다시 집아먹고 힐링하듯 몸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데 정신도 글자를 매개로 한 이러한 순환이 없다면 어떠할까 떠올려본다
2
신촌에는 유독 버스 앞에 비행하는 비둘기가 많다 전철역 근처에서 회색 바지를 입고 떡 같은 것을 앉아서 씹어먹는 홈리스의 행위는 서울 비둘기의 입과 오버랩되어 충격이었다 인간들은 인간의 탈을 쓴 동물이 아닐까
할아버지가 비둘기 일리 없다고 오버랩되는 건 직업병이라고 여겼지만 또 차이점이라는 연관에 얽매어 있었다
단편 만화에 어울리는 잔혹한 내용이다.
3
대학교 때 남현동 살 때였다
아마도 빌라 지하층에 사는 장애인은 나와서 길에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언니는 참 천사 같아"라고 이야기했다
나도 그 이야길 들었고 남에게 천사 같다고 말하는 사람의 세상은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요즘 근데 나에게 천사같이 보이도록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다.
내가 천사 같다고 느끼는 시선. 그리고 그로 인해 세상의 부분이 행복해 보인다고 느끼게 되었다
4
사랑에 가까운 필체로 사랑한다는 말을 적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