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엉덩이
서울에서 10시 가까이 수다를 떨다 보니 문득 자리를 뜨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나의 서울은 나의 엉덩이를 중력이 모인 것처럼 무겁게 하는 존재감이 있었다
시골에서 마음 붙일 곳 없던 불안감도 익숙해져서 점점 시골집이 편해지고 있어 라고 느끼지만 안락한 친구의 서울 작업실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노가리를 푸니 마음이 푸근해져서 이대로 이불 깔고 잠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나는 확실히 서울 체질이고 시골의 날 것 같은 상서로움이 너무 생경하고 두렵다 어쨌든 서울의 중력은 나를 늘 창작하게 만들었는데 시골은 그렇지 않고 계속 방황하게 만들어 고민이 있다
와중에 방배에 가면 시골에서 두렵던 엉겅퀴 같은 나무들은 얌전한 고양이 앞발 같은 가로수로 펫케어를 받은 듯 네모지게 잘려있다
저것 봐 단정하고 얼마나 좋아 다소곳 하기도 하지 또는 시골에서 그렇게 위협적인 자연이 인간의 손길을 거쳐 저렇게 얌전해지다니 쌤통이군 암 그래야지 같은 생각도 든다
전에는 가로수는 누가 위로하나 생각도 들었는데 참 모순되는 감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