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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버지 Dec 10. 2024

설레임이 뭐야?

  '아이스크림' 입니다. 라는 아재개그를 하려는 건 아니다. 원래부터 설레임이란 단어는 없다.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서 두근거림'이라는 셀렘을 잘못 표기한 것이다. 아이스크림 설레임 덕인지 많은 이가 설레임이라고 쓰고 있지만. 고작 40대 중반이 된 내가 설렘이란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지 꽤 오래다. 언제부턴가 모든 일에 설렘은 없고 걱정과 불안이 먼저 튀어 나온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설렘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챗 GPT에게 물어보았다. 심리적, 신체적, 환경적 요인을 들어 아주 자세하게 답변을 해준다. 그래그래 그렇지. 쭈욱 읽다가 마지막 한 문장이 마음에 든다.


설렘은 단순히 "느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경험일 때도 많습니다.
변화의 작은 시도를 시작해 보세요.


  오호라 내가 그런 노력을 하고 있던가? 어쩌면 그저 익숙함에 취해 새로운 경험을 등안시 한 것은 아닌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 늘 생각에 머물거나 막상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 하거나 귀찮아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때로는 설렘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평범한 감정 변화를 설렘으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또한 내게 해당된다. 설렘을 지나치게 의식한건 아닌가 싶다.


  예전에 한 유명강사가 계절의 변화를 보고도 설레지 않으면 늙은 거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신체보다 마음이 늙어버린 것을 이야기 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이가 어려도 설레지 않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반대로 나이가 많다고 반드시 설레는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 결국 설렘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 '나 너무 세상의 모든 일에 감정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데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한 나 스스로가 문제이다.


  크게 설레는 일이 없더라도 생각과 사고의 여유로움, 유연함이 일상에 뭍어있다면 난 그게 더 좋아 보인다. 유연함 속에는 받아들임과 이해가 수반될 것이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느껴지는 평온함과 안정감은 내 삶의 큰 원동력이 될것이다. 그렇다고 설레지 않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왜 설렘이라는 감정은 첫 사랑과 같은 풋풋한 감정같은 종류로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에라이... 설레임이나 하나 먹고 정신 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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