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책덕후 한국언니 Mar 20. 2024

다시 찾아온 닉과 개츠비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디 에센셜 피츠제럴드>

 나는 이제 서른 살이 되었다.  앞에는 불길하고 위협적인   차례의  년이 펼쳐져 있었다.

-227p, 위대한 개츠비



피츠제럴드 본인도 지루하다고 인정한 <위대한 개츠비> 6, 7장을 읽다가 도망가서 미드  시즌을 보고 돌아왔다. 지난 2022 12월에 포스팅한 <위대한 개츠비> 영어판 리뷰에서 히스클리프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위대한 개츠비> 읽다가 도피한 몇몇 미드 시리즈에도 <폭풍의 언덕> 좋아하는 책덕후(혹은 복수덕후) 나오고 그중  명은 작가인 여자친구를 피츠제럴드라 부르며 본인을 젤다에 비유했다.


이럴거면 애초에  도망갔냐고?




<위대한 개츠비> 초독이 영어라서 힘든  알았는데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어 버전이 더했다. 영어판도 이미 영화를 봤기 때문에 방심했다가 엄청 질척거렸는데 (5 단어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었다!) 그로부터 1 2개월쯤 흘러 여전히 디카프리오와 마티니로 기억하는  작품을 재독이랍시고 방심했다가  질척거렸다. 애초에 빨리 읽을  없는, 빨리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기도 했다.


뒤에 있는 단편을 먼저 읽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애초에 <위대한 개츠비> 단편집  권을 원서로 보유한 피츠제럴드의 < 에센셜 피츠제럴드>를  구입하게  계기는 <사랑의 > 실린 다른 단편 때문이었다. 한글로 그의 정수를 탐독하고 싶었다. 이번에 읽은 '리츠 호텔만  다이아몬드', '다시 찾아온 바빌론', '컷글라스 그릇' (읽은 )  만족스러웠고, 다시 만난 개츠비도 귀여웠는데!

(그새 내가 늙었나?!)


질척거리느라 기억나지 않는 앞부분의 단서를 (마치 내가 이어서 써야되는 글인 것처럼) 추가로 체크하고 원서와 대조하느라 난리법석이었다.

( 독서법 TMI 다음 리뷰에 계속)




개츠비나  뷰캐넌과는 달리 나에게는 어두운 처마 밑이나 눈이 부시도록 번쩍이는 간판을 따라 떠도는 형체 없는 얼굴을  여자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팔을 조이며 옆에 있는 여자를 바짝 끌어당겼다.

-136p, 위대한 개츠비


그는 아주 오랫동안  생각에만 몰두하고 끝까지 그것만을 꿈꾸어 왔으며, 말하자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를 악물고 긴장한 상태로 기다려 왔던 것이다. 이제  반작용으로 너무 많이 감아 놓은 시계처럼 태엽이 풀리고 있었다. -155p, 위대한 개츠비


시계가 세면대 위에서 째깍거리고 촉촉한 달빛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옷을 적시는 동안, 차마 말로 표현할  없을 정도로 화려한 우주가 그의 머릿속에서 실타래처럼 피어났다. 매일  그는 졸음이 몰려와 생생한 장면을 망각의 포옹으로 감쌀 때까지 새로운 환상을 계속 늘려 나갔다.

-167p, 위대한 개츠비


 폴로 선수가 아니면 좋겠어.   유명 인사들을 그냥 바라보기만 하면 좋겠어......망각 속에 잊힌  말이야. -178p, 위대한 개츠비


​톰과 개츠비, 데이지와 조던과 나는 모두 서부 출신이었고, 어쩌면 우리는 왠지 동부의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어떤 결함을 공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293p, 위대한 개츠비




갑자기 그는 '방탕'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 무엇인가 유(有)를 무(無)로 만들어 버리는 것 말이다. 늦은 밤 시각에 이 술집에서 저 술집으로 옮겨 다닌다는 것은 하나같이 아주 힘이 드는 일이며, 따라서 동작이 점점 느려지는 특권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492p, 다시 찾아온 바빌론


얼굴을  가꾼 은백의 노인들, 살면서   번도 의도적으로 부정직한 일을   없는 사람들은 뉴욕과 보스턴과 워싱턴의 아파트식 호텔에서 "술맛이 어떤지 전혀 모르는 새로운 세대가 자라고 있다."라고 여전히 서로를 다독인다. 그러는 동안 그들의 손녀들은 기숙사 학교 주위에서 하도 많이 읽어서 이미 닳고 닳은 <채털리 부인의 연인> 서로 돌려보고 있고, 마음먹기에 따라 열여섯 살에 진이나 옥수수 위스키 맛을 알고 있다.

-569p, 재즈 시대의 메아리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사망년도를 보고도  생각이 없었는데 역자후기를 통해 그가 44세에 요절했다는 사실을 재입력하고 충격받은 상태.


<개츠비>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상이라는 작자들은 모두 비열한 놈들뿐인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