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분노법은 다르다

구사나기 류순 <멘탈 아츠>

by 산책덕후 한국언니

“화내도 됩니다!!”



설마 스님에게 이런 말을? 원래 불교라는 게 평온함을 되찾는 방법이고, 불교 경전에는 화에 관한 많은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로 가득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러분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7p, 여는 글


이 모든 것이 다 망상 영역을 너무 넓혀서 생긴 일입니다. 날씨는 맑을 것이다, 아이는 착착 움직일 것이다, 통행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하는 식으로 그렇게 제멋대로 상상을 하고 있었기에 짜증이 난 것입니다. -63p, 스테이지3_짜증의 정체를 깨닫다



이 책에는 ‘망상’이 몇 번이나 등장할까요? 답은 마지막에 드릴게요. 저는 ‘부처님 초’가 탐나서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정답은 아니었지만 반올림 유사답안으로 책과 ‘부처님 초’를 받았답니다.


그런데 주제는 망상은 아니었어요. 다만 망상이 그 빈도수만큼이나 핵심을 차지하는 키워드임은 분명했죠. <멘탈 아츠: 부처의 지혜로 배우는 제대로 화내는 기법>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지혜로운 화냄스킬로 고통에서 벗어나기(해탈하기)라고 해봅니다. 이때 아츠(arts)는 예술보다 기법에 가까운 의미로 <행복해질 권리>와 <독서의 태도>에도 arts가 들어갑니다. 구사나기 류순 스님은 무술(격투기)의 영문명 ‘마셜 아츠’를 패러디했고요. 여담이지만 저는 martial law가 자동소환되어 멘탈이 어지럽네요. (묻지 말고 이 정도는 검색해봅시다.)




부처님 스타일로 화를 다스리는 방법 중 산책과 마음관찰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는데요. 내면에서 깨달음을 얻고 열반으로 다가간 부처의 지혜를 해설하는 책이니만큼 마음에 관해 여러 방면의 통찰과 실전 기술까지 엿볼 수 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작년 부처님오신날 이 자리에서 빌었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요! 어쩌면 망상 퀴즈는 그 소원을 킵고잉(결국 제가 하는 만큼 이룰테니)하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열등감과 인정욕구에 대해 밀도있게 탐색해주어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고 처음 1년간 서러운 노바디 시절을 보상하듯 쏟아낸 에세이들이 있는데요. ‘아바타와 사회적 자아’, ’자기돌봄 루틴‘, 그리고 ’열등감‘에 와서야 비로소 나를 속이는 나 자신의 내면에 한층 깊이 들어갈 수 있었고, 이 ’열등감 에세이‘를 몇편 쓰기도 전에 소설에 발동이 걸렸기에 그 후로는 마음편히(?) 독서와 산책에 관한 에세이만 썼답니다. 마음을 직접 탐구하지 않아도 소설쓰기에 독서와 산책기록까지 하다보면 치유하는 글쓰기가 가능해지더라고요.


그밖에도 <멘탈 아츠>에는 직접 찾아 읽으려면 조금 버거울 수 있는 불경이 인용되어 있어요. 일부는 필사노트에도 옮겨보았답니다. 사악한 쌍둥이 같은 망상과 명상에 대해 저도 좀더 알아볼게요.




그래서 부처는 어떻게 했을까요? 마음을 보기로 합니다. -90p, 스테이지4_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마음을 만들다


친한 친구나 가족도 무반응(중립)으로 있을 수 있기에 사이가 좋은 것입니다. 따라서 중립이 될 수 있는 거리를 생각하세요.

-155p, 스테이지6_상대방의 ‘본질’을 꿰뚫어보다


​마음은 무언가를 바라는 순간 지금의 상태를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바로 부처가 탄하(tanha: a mental state of craving, 갈애/갈증)라고 부르는 마음의 성질입니다.

-199p, 스테이지8_‘칭찬받고 싶은 나’를 졸업하다


명상이란 퇴로를 차단하고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오락으로 기분 전환을 하거나 잊은 척은 할 수 없습니다. 정면으로 과거와 대치해야 합니다. 화를 돌려주어서도 안 됩니다. 그러면 과거를 반복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236p, 스테이지9_인생의 ‘오래된 화’를 놓다



조금은 아껴 읽다가, 부처님오신날 개봉하려다, 부처님 뵈러 한번 더 와서 완독한 마지막 부분! 스테이지 8-9, 최종 스테이지, 부록, 닫는 글이 킬포였습니다. 생각보다 가볍네? 라는 생각이 들어도 반드시 끝까지 읽어보길 권하는 책! 마음을 충분히 다스렸다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올걸요.


(망상 정답: 20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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