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바보_시작은 늘 조금 엉뚱하고, 조금 용감했다

0. 바보(The Fool)- 시작은 늘 조금 엉뚱하고, 조금 용감했다

by sssoyyy

0. 바보 – 시작은 늘 조금 엉뚱하고, 조금 용감했다



14.jpg 0. the Fool

‘바보(The Fool)’
숫자로는 0,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시작을 품은 자리.


가벼운 마음으로 절벽 앞에 선 모습.

발밑은 위험하지만, 표정엔 두려움 하나 없다.

그림 속의 바보는 지금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도

그저, 가보고 싶은 마음 하나로.




처음 브런치에 글을 올리던 날이 떠올랐다.

무슨 확신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대단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는데-

두근두근 떨렸고, 누가 봐주기나 할까 조마조마했던 날.


사실 그보다 더 오래전,

'글을 쓰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그때부터

나는 어쩌면 '바보'였는지도 모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꾸만 내 안에 찰랑거리는 마음과 단어들을 쓰고 싶었고,

나를 전부 들키는 게 두려우면서도

누군가는 내 마음을 알아봐 주길 간절히 바랐다.


돌아보면 그 시작은 참 엉성했다.

지금 보면 조금 - 아니, 많이 - 오그라드는 그 첫 문장들.

그런데도 나는 그 모든 순간이 참 좋았다.


멋있지는 않아도 진심이었고,

완벽하지 않아도 뜨거웠으니까.



타로 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누군가가 바보 카드를 뽑고, 말없이 들여다볼 때가 있다.

"내가 시작해도 될까요?"


카드 속 그림을 바라보며,

자기 마음에게 묻는 질문.


그럴 때면 나는, 조심스레 이렇게 말해준다.



"지금 이 마음이면, 충분해요."

"준비가 안 되었다고 느껴져도, 마음이 먼저 간다면 그냥 가봐도 좋습니다."



사실 나야말로,

누구보다 그렇게 살아왔다.


일도, 사랑도, 타로 상담도, 글쓰기도-

무언가가 확실해진 후에 시작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확신보다 간절함이 먼저였고,

준비보다 감정이 앞섰다.


그래서 흔들렸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바보의 시작은,

늘 조금 엉뚱하고, 조금 용감하다.

어리석다고 느껴졌던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다.


그때의 바보 같던 나.

그 순수한 용기에, 지금도 감사한다.



15.jpg


★ 당신에게 이 카드가 펼쳐졌다면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 눈앞에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딱 한 걸음만 내디뎌보세요.

당신의 발끝이 닿는 그곳이,

생각보다 훨씬 아름다운 시작일지도 모르니까요.

keyword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