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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길 Jan 18. 2022

날 저무는 하늘에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 형제

반짝반짝 정답게 지내이더니

웬일인지 별 하나 보이지 않고

남은 별이 둘이서 눈물 흘린다




 


어릴 적에 보았던 드라마 <몽실 언니>에서 들었던 '형제별'의 노랫말이다. 몽실이와 동생이 마루에 걸터앉아 밤하늘을 바라본다. 곁을 떠난 형제를 그리워하면서 몽실이가 동생에게 불러주던 노래가, 해 진 뒤 서쪽 하늘의 별들을 보니 떠오른다. 딱 세 개의 별이 눈에 들어와서 사진에 담아 두었다. 돌아와 다시 봐도 아련한, 날 저무는 하늘에 뜬 세 개의 별. '형제별'을 시로 지은 방정환 선생님이 형제별이 별들일까. 노래와 함께 바라본 세 개의 별이 그렁그렁 반짝인다.



해가 지고 있다. 아름다운 석양이 사라지고 어둠이 오고 있다. 다음날 어김없이 해는 떠오르지만 그전에 반드시 어둠을 만나게 된다. 모두에게 똑같은 어둠이 오지만 모두가 똑같이 어둡진 않다. 어스름 저녁 하늘만 바라보아도 별들이 말을 걸고 땅 위에도 여기저기 작은 빛들이 반짝거린다. 때론 자신이 빛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어둠은 빛을 깨닫게 한다. 다가오는 어둠을 두려워 말아야지 하면서도 맞닥뜨린 순간 깜깜해진다. 이제는 그럴 때 숨 한 번 더 고르고, 하늘을 바라보리라. 주위를 살피리라. 그래도 깜깜하면, 눈을 슬며시 감고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빛을 찾으리라.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반짝이는 이들을 생각하는 저녁이다.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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