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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솔 May 22. 2021

협업(協業)에 대하여

일상 이야기

 협업(協業)의 사전적 뜻을 살펴보면

1. 생산의 온 과정을 여러 전문적 부문으로 나누고, 여러 사람이 각 부문별로 맡아서 일을 완성하는 노동 형태

2. 많은 사람이 일정한 계획 아래 노동을 분담하여 협동적, 조직적으로 일함

으로 나온다.


 생산의 과정, 노동이라는 단어는 얼핏 제품과 같은 유형의 물품을 만드는 산업 현장의 용어처럼 들리지만, 거의 모든 일들은 협업(協業)을 통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요즘처럼 각자의 영역이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협업(協業)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우리의 사회복지 현장은 참으로 협업(協業)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지난 금요일 국제마루음악제에 가서 오케스트라를 보며 크게 느끼는 바가 있었다. 흔히 협업(協業)을 얘기하며 오케스트라를 비유하고, 어떤 업무를 이끌어가는 수장을 말할 때 지휘자를 빗대어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로 협업(協業)의 관점에서 본 오케스트라는 우리가 비유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협업이었으며, 지휘자의 역할은 내가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다. 지난해에도, 그리고 그 이전에도 국제마루음악제나 다른 음악회를 간간히 가보았지만, 이번만큼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울림 있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물론 간간히 눈은 감기었다.)

 지휘자는 모든 연주자의 정확한 역할을 알고 있었다. 모든 연주자 역시 지휘자의 손짓, 메시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70분의 시간동안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음악에 집중하여, 하모니를 완성해가는 그들의 모습이 감동을 주는 것은 음악의 선율 이상이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두가 집중하는 모습 속에 경건함마저 느껴졌으니 말이다.


 우리의 협업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는 일을 하며 그 업무 속에서 정확히 나의 역할을 알고 있을까. 그리고 내가 어떤 업무를 리드하며 지휘자가 되었을 때 내 역할 뿐 아니라 상대의 역할을 알고 있을까. 우리가 업무 속에서 겪는 무수한 갈등들은 업무와 업무 간, 사람과 사람간의 명확한 역할과, 경계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이해하고 있거나,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과 사회복지는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에서 결국 우리의 일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곡의 완성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주 불협화음을 겪는다. 너무 작은 부분에서조차.

 그래서 가끔은 우리의 목표가 같은지 부터 살펴봐야할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목표가 같다면, 우리는 좀 더 나은 방식을 찾기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게 될 것이다.


 글을 쓰고 나며 그 글감이 한주의 테마가 될 때가 있다.

이번주의 테마는 그럼 ‘협업(協業)’이 될것이다.

일상 속에서  ‘협업(協業)’이 어떻게 다가올까? 또는 또는 어떤 새로운 글감이 나를 찾아올까?

기대가 된다.


201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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