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기억을 더듬어 보면 2013년과 2014년이었다.
그 전에도 간간히 운동을 조금씩 했었지만, 거의 한 달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정한 기간 동안 꾸준히 운동을 했던 때는 그 두해가 가장 길었다.
그리고 2016년 막내를 출산하고, 두 달 반 정도 꾸준히 운동을 했었다.
대부분 운동의 시작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게 되었지만, 하다보면 다이어트보다 다른 부분에서 좋은 점이 많았다.
2013년에는 해안길을 걸으며 운동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새벽 5시쯤 발걸음을 분주히 해서 바다에 다다르면, 해가 뜨기 전 여명을 볼 수 있었다.
아직은 어둑어둑한 주변과 달리, 환해지는 저 편 하늘을 보면, 많은 이들이 보지 못하는 멋진 아침 하늘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는 자부심이 일었다.
기껏 하늘을 보는 것에 자부심이 일 정도라니...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고 꾸준히 지켜가며,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였을 때의 기분은 적금통장에 돈이 적립되는 것보다 더 짜릿하고, 큰 성취감이 있었다.
2016년에는 여타의 개인 사정을 고려해서, 집 근처 헬스장에 회원 등록했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개인적으로는 헬스장에 회원 등록을 한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간에는 바깥의 풍경을 보며, 걷기만 해도, 달리기만 해도 할 수 있는 운동을 돈을 줘가며 꽉 막힌 실내에서 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래서 자주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일 수도...)
필라테스와 요가를 배우며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라는 사실이었다.
특히 설명을 듣고 몸으로 따라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아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그래서 선생님은 곧잘 내 쪽을 보며 “잘 못하시겠으면, 무리하지 마세요. 무리하면 건강에 더 안 좋아요.”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누가 봐도 나를 향한 얘기였다. 대부분의 수강생은 기존에 등록해서 수개월 단련되어 온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렇게 한 2주 정도가 흘렀다.
선생님은 간간히 “아주 많이 늘었어요. 네...좋아요. 좋아요.”라고 말씀하시게 되었고, 자세교정을 해주기 위해 오시던 발걸음도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그 때의 기쁨이란...
매일 출석도장을 찍진 못했지만, 그래도 2달여 동안 꽤나 열심히 했다.
나는 다시 운동을 하려고 한다.
물론 평생(?) 그래왔듯이, 운동의 목적은 건강보다 다이어트가 앞선다.
하지만, 단순히 체중 감량만의 문제는 아니다.
운동을 하며 느꼈던 ‘즐거움’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하늘을 보고 있다는 자부심, 잘해내고 있다는 스스로의 만족, 성취감 등...
그래서 나는 다시 새벽을 준비한다.
‘역시 작심 3일’이라며 스스로를 질책할지라도,
무수히 많은 작심 3일이 모여 어느 순간은 ‘아, 이만하면 괜찮은걸’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날도 오리라는 걸 이제 안다.
2018. 08. 06
#새벽 #작심3일 #다이어트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