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돌아가지만 마음은 이곳에 머물다
옛날에는 해외에서 살거나 여행을 하고 한국에 돌아가기 하루 전 날이면 마음이 안 좋았다. 나를 기다리는 무서운 현실세계를 너무 잘 알기에 느끼는 감정인 거 같다. 감옥에 끌려가는 죄수가 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이번 귀국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의 새로운 여정이 기대가 된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해서 글을 쓸 거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내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리라고 생각해본 적도 책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용기 있게 써 내려가서 그런지 이제는 글을 쓰는 게 좋아졌고 내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이 글 뒤로는 캐나다에 와서 느낀 것들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혼자 여행할 때의 팁과 먹거리, 가보면 좋은 여행지 그리고 순탄하게 여행하기 위한 나만 아는 시크릿 비법에 대해서도 함께 적어 내려가 보려 한다.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내 이름을 건 책을 내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내가 책을 꼭 내고 말 것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주제가 캐나다에서 시작될지는 나도 몰랐다. 어린애 마냥 그냥 신난다. 가슴이 뛰고 정말 할 수 있을 거 같은 마음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내 책이 어딜 가든 보이는 행복한 꿈을 꾸기도 한다. 캐나다에 오기 전 마음속 한편에 간직하고 있던 문장 한 줄이 갑자기 뇌리를 스친다. "책은 유명한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써서 유명해지는 거다." 그렇다. 그렇게 나도 좋은 책을 써서 유명해져보려고 한다. 아니, 그럴 거다. 유명해진 덕분에 훗날 여유 있는 생활이 가능해지면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 한 사람의 절망적인 하루에 한 줄기 희망이 되는 일에 내 시간과 돈을 쓰는 삶을 살고 싶다. 아니, 그럴 거다.
오늘 아침에는 퀘벡에서 기차를 타고 몬트리올에 갔다. 기차는 생각보다 천천히 운행되었다. 기차역이 도심에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차 운행이 소음공해가 되거나 다치는 사람이 발생할까 봐 사람이 사는 부근과 심지어 공장 주변에서도 기차는 천천히 운행되었다. 캐나다 사람들은 참 배려심이 깊고 여유가 있음을 다시금 느끼는 오전이었다.
여행을 하면 되게 사소하고 작은 일도 기록하고 싶어 지고 특별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아마 한국이었다면 지금 마주하는 모든 순간들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이 모든 새로운 경험들을 쉽게 놓아주며 그냥 지나쳤 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 돌아가면 한국에 있거나 어디에 있든 하루하루가 특별하고 소중하다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어디에 있든 신이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선물로 생각하며 한껏 만끽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싶다. 물리적인 위치에서 자유로워져 내가 있는 곳에서 만족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가끔은 여행을 가서도 순간순간을 모두 기록하고자 사진을 찍으며 매 순간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때로는 여유를 갖고 그 순간을 온전히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
이번 여정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에 있는 즉석 인화가 가능한 필름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다. 한국에서 짐을 챙길 때 카메라를 가져갈지 말지 고민을 하다 끝내 손에서 내려놓았던 것이 후회된다. 당시에는 나중에 귀국하면 원하는 사진을 언제든 인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캐리어에 넣지 않았다. 이로 인해 여행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 함께 만든 추억을 그 순간 찍어낼 수 있는 생생하고 짜릿한 기회를 놓친 게 더 아쉬웠다. 실은 더 아쉬웠던 건 이곳에 와서 만난 사람들을 99%의 확률로 다시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 찍은 사진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한국에 돌아가면 내가 마주할 현실을 한 번 떠올려봤다. 생각해보니 한국에 가면 많은 할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어 교원 자격 취득을 위한 수업 듣기, 불어 자격증 획득을 위한 온라인 강의 듣기, 이직한 회사 마케팅 업무 인수인계받을 준비 등등.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설레는 건 왜일까? 빨리 한국에 도착해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싶다. 다만 이번 도전에는 번아웃이 오지 않도록 캐나다에서 연습했던 내용들을 무의식까지 깊이 내려 저장하여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다시 또 달려가려 한다.
구름 위에서 글을 써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분이 정말로 구름 위를 나는 듯이 가볍고 산뜻해 좋은 예감이 든다.
이번에 써내려 온 글들이 모여 한 편의 책이 되면 나중에는 시리즈 몰로도 책 여러 권을 내고 싶다. 이번 편은 '벨라 퀘벡에 가다'라고 하면 다음 편은 벨라 말레이시아, 미국에 가다 혹은 벨라 카페를 열다, 한국어 교사가 되다 등처럼 내가 배우고 느낀 것들을 하나의 모음집처럼 만들고 세상에 알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나는 안다. 앞으로 내가 마주할 도전은 순탄치 많은 않을 것이며 때론 포기하고 싶고 어느 날은 이 도전을 시작하려던 초기의 나 자신을 회고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결국 나는 나아갈 거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과 그 안에서의 배움과 깨달음을 투명하고 진솔하게 나누고자 한다.
나의 여정에 함께 동참해보는 건 어떤가?
Will you join this journey with me?
시작하자!
C'est par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