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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Sep 14. 2020

브런치엔 왜 퇴사 글이 많을까

유독 브런치는 퇴사 글이 많다


직장인=꿈없는 사람? 퇴사자=용자?

이렇게 꼰대가 되어가는 것 같긴한데

불편한 건 불편합니다




요즘 브런치에 글을 잘 못썼다. 연차가 낮은 팀원들을 끌어줘야하는 프로젝트에 몸을 담구고 있어, 한명 한명 코칭 중이다. 대신 브런치 눈팅은 어느 때 보다 많이 했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보석같은 글들이 보고 싶어 잠시 쉬는 시간에 접속해서 글을 보곤 했는데, 팀원 일때 눈에 잘 안들어오던 내용들이 보였다.


어떤 작가님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브런치가 추천한 브런치북이었다. 퇴사에 대한 글이 었다. 회사생활이 안 맞아 결국 퇴사한 분의 에세이였다. 그래, 회사는 이런게 문제야 공감하며 넘어가던 내 눈을 멈추게 한 건 '회사에서 주인의식을 갖는 것은 노예근성'이라 써있는 지점이었다. 회사에서 집중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노예'라고 불렀다.


가끔 상사들이 그런 말을 한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내 사업인 것처럼 열심히해!" 월급이 내 사업이 아닌데 무슨... 이라는 반발심이 들지만, 상사들도 직원들이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는 오더의 내면에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라는 메시지가 녹아있다. 일을 시작해놓고 나몰라라 하거나 중도에 하차하는 일이 없도록 마무리를 잘 하라는 것.


그런데 이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걸 '노예'로 표현하다니. 작가에게 묻고 싶다. 본인이 창업을 해서 사람을 채용해야하는데, 그 사람이 당신같은 마인드로 일해도 괜찮겠냐고. 비록 내가 회사의 주인은 아니지만, 일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프로세스와 사람들에 대한 경험을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어야 경쟁력이 올라간다. 나중에 퇴사해서도 "내 자산화"가 되서 활용 할수 있다. 결론은, 일 할때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런치에 유독 퇴사글이 많다. 아마도 브런치 이용자 중에 회사원들이 많고 퇴사하지 못하는 그들의 심정을 대변했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알고리즘이 좀 위험해보이긴 한다. 재테크 파이프라인이 다양하고 재능이 탁월한 사람이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괜히 헛바람 넣을까봐, 열심히 하려고 맘 잡은 사람에게 '내가 노예인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할까봐. (실제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음)


어릴땐 광활한 바깥보단 안에서 배워야한다


유명 경제유투버 인터뷰를 보고 놀랐다.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싶으면 '교차로이론'을 적용하라는 것이었다. 교차로이론은 상사가 업무지시를 하거나 타부서에서 업무요청이 오면 직선도로를 달라다 교차로의 다른 방향으로 빠지듯 '제 업무 아니에요'를 외치라는 말이었다. 세상에... 인정받지 못한다 싶으면 원인을 찾거나 부서이동을 요구하거나, 이직을 해야하는데 나몰라라 하며 남에게 일을 전가하라니.   


회사에서 신나게 놀고, 회사에 있는 시간에 딴짓을 하라고 부추기는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회사가 바보로 보이는가? 다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든 불이익을 받게 된다. 영향력이 생길 수록 팔로워들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는 게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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