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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Sep 13. 2024

찾았다, 요놈

요놈이라뇨



인스타그램 여기저기 뒤져봐도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당연한 일이다. 망망대해 같은 아득한 인스타그램 세상에서 앨리스를 찾는 건 모래알에서 진주 찾기와 같으니. 범위를 좁혀야했다. 지도를 열어 그녀가 근무한다는 성형외과를 찾아야했다. 녹담동에는 성형외과만 수 십 개가 있었다. 어디부터 찾아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다 그녀가 ‘녹담동 사거리’라고 했던 게 스치듯 기억났다.


녹담동 사거리에서 가장 큰 성형외과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하나같이 똑같은 얼굴의 미녀들의 사진으로 도배되어있다. 예쁘긴 하지만 매력을 전혀 모르겠는 얼굴들. 틀로 찍어낸 듯한 얼굴보다는 자연스럽고 생기있는 앨리스가 훨씬 나았다. 그나저나 앨리스는 대체 어디있을까, 성형외과 홈페이지 하단에 인스타그램 아이콘이 보여 눌러봤다.


잠시 버퍼링이 걸리고 성형외과 계정이 떴다. 9분할 화면의 왼쪽 상단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드디어 찾았다. 내가 찾던 사람. 피드에는 ‘녹담동 나이스성형외과 상담실장 앨리스’라는 소개와 함께 앨리스의 계정이 태그 되어있었다. 계정을 누르니 그녀의 일상이 9분할로 보인다. 주로 그녀의 실루엣이 나오는 사진과 음식 사진이 다채롭게 채워져 있었다. 피드를 아래로 몇번 내리니 익숙한 그림이 보였다. 바로 우리 카페에서 찍은듯한 사진. 그녀가 항상 주문하는 콜드브루 사진과 카페 외관이었다. 내 카페에 대해 어떤 코멘트를 달았을지 궁금해서 기대반 설렘반 피드를 누르니 딱 한 문장이 쓰여있었다.


- 찾았다. 요놈.     





독자 여러분들, 즐거운 추석되세요.
이 소설은 곧 끝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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