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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Jan 26. 2023

작가보단 독자가 되고 싶어

글쓰기는 일인가 취미인가?

주 수입의 100%가 외주 원고비에서 나온다. 즉, 글쓰기로 연명 중이라는 말이다. 어찌 보면 낭만적이지만, 현실은 딱히 그렇지 않다. 특히 프리랜서 작가라면... 잘못하면 굶어 죽기 딱 좋다.


특히, 오랫동안 일해왔던 고객사와의 계약도 곧 있으면 끝나는 이 시점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과거 흥청망청의 뼈저린 대가를 겪으며, 영업을 위한 콜드 메일을 돌리는 중이다. 글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글쓰기는 내 인생의 전부인 건가? 글쎄.


나는 글쓰기를 두 가지로 나눈다. 나를 위해 쓰거나 혹은 남을 위해 쓴다. 그리고 비율은 1:9 정도로, 돈을 받는 외주 원고가 대부분이다.


가끔 이런 상황이 나쁜 것일까? 잘못된 것일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예전에는 간혹 죄책감 비슷한 걸 느끼긴 했지만, 이젠 자신을 상업 작가로 천명했기에 풀 죽는 일은 없다.


글 쓰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미를 느낄 때가 훨씬 많다. 물론 일이라는 가정 하에 말이다. 취미의 관점에서 봤을 땐, 글쓰기는 썩 매력적이지 않다. 되려 콘텐츠를 읽고 듣고 소비하는 일을 사랑한다.


작가와 독자, 두 가지 모두가 직업이 될 수 있다면 맹세컨대 나는 독자를 택할 것이다. 남이 만든 콘텐츠는 항상 재밌고 짜릿하다! 그런데 단순히 콘텐츠만 소비하는 걸로는 돈을 벌기 힘들다. 그래서 결국 글을 쓴다. 소비할 콘텐츠를 구매하기 위해서.


모처럼 마감 없는 하루,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하면서 열심히 본업(=콘텐츠 소비자, 독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업(=작가) 일도 끊기지 않도록 열심히 영업을 뛴다. 밸런스를 잘 맞추며, 오늘을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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