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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영의 Jun 19. 2022

무표정하게

손원평 소설 아몬드

그날 한 명이 다치고 여섯 명이 죽었다. 먼저 엄마와 할멈, 다음은 남자를 말리러 온 대학생, 그 후에는 구세군 행진의 선두에 섰던 50대 아저씨 둘과 경찰 한 명이었다. 그리고 끝으로는, 그 남자 자신이었다. 그는 정신없는 칼부림의 마지막 대상으로 스스로를 선택했다. 자신의 가슴 깊이 칼을 질러 넣은 남자는 다른 희생자들과 마찬가지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목숨이 끊어졌다. 나는 모든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언제나처럼, 무표정하게.     


손원평 소설 『아몬드』(창비,2017)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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