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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d House Sep 02. 2021

신도시 성공의 조건, 천당 아래 분당

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11회 2021년 7월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분당신도시는 한국의 대표적인 신도시입니다. 10만 가구 39만명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1989년 일산신도시와 함께 발표되었고 1991년부터 5년간 아파트 단지 입주가 이뤄졌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지금은 1기 신도시 하면 분당과 일산이 떠오르지만, 일산과 분당은 1기 신도시 계획에 추가된 구역이라는 점입니다. 


입지를 살펴보면 경기도에서 손에 꼽히는 지역입니다. 세간에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헬리콥터에서 현재의 분당 신도시 지역을 바라보면서, ‘후손들을 위해 남겨두어야 할 땅’이라고 했다는 풍문도 있습니다(또 다른 설로는 현재 분당/판교 지역과 강남구 사이의 그린벨트 지역을 두고 그렇게 말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만큼 거시적 입지 측면에서는 빠지는 부분 없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주택 가격 상승기에는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할 만큼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지역입니다. 강남에서 대거 인구가 유입 되었고, 90년대 초반부터 조성한 신도시가 성숙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죠. 거주 환경도 좋은 편입니다. 적절한 상업지구와 주거지구의 분리가 되어 있고 탄천이 신도시를 통과하며 중앙공원, 율동공원과 같은 녹지 배치도 주거 쾌적성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교육환경도 좋습니다. 학원가가 있으며, 학군의 수준 또한 서울의 강남지역과 목동지역에 어깨를 겨룰 정도니까요.


‘분당 is Back’


하지만 대평 평형도 많고, 노후화가 나타나면서 주택가격 하락기에 하락의 폭도 컸습니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도 잊혀습니다. 그러나 분당은 돌아왔습니다. 판교 신도시로 덩치를 키우고 판교 테크노밸리로 직주근접을 시현하고, 신분당선으로 서울 접근성을 높인 상태로 말이죠. 여기에 더해 재건축 및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 되었습니다. 분당구의 아파트 가격은 2018년 1월초 대비 +57.4% 상승했습니다. 강한 상승장임을 고려해도 높은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는 +20.4% 상승했고 서울은 +33.1% 상승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노원구가 +51.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는 분당의 상승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는 것입니다. 부동산의 입지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특히 수도권과 같이 긴 역사가 누적된 대도시권의 경우 입지의 상대적 우월성 변화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흔히 우리는 강남도 옛날에는 다 논밭이었어 라는 말로 입지의 변화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도시권역의 확장 국면에서 새로운 중심입지가 생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여전히 명동은 명동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번째는 성공한 신도시의 조건입니다. 1) 공원/학군/상권 등이 잘 갖춰져 있고, 이를 품을 만큼 대규모 주택단지의 형성, 2) 서울까지의 빠른 접근성, 3) 직주근접을 이룰 수 있는 일자리입니다. 많은 신도시들이 이 세가지 요건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분당은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도시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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