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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d House Aug 31. 2021

펜트하우스는 원래 하인들이나 빈민층이 살았다?

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10회 2021년 7월

오늘날의 ‘펜트하우스’ 탄생의 배경은 바로 ‘승강기’


‘펜트하우스’라는 드라마가 인기입니다. 벌써 시즌3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펜트하우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최상층에서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도시경관, 밤이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아름다운 야경, 초고층 테라스에서 만끽할 수 있는 시원한 바람 등입니다. 


‘펜트하우스(Penthouse)’라는 단어가 처음부터 이러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건축 디자인 시각 사전에 따르면, 펜트하우스의 첫 번째 뜻은 옥상 기계실로 옥상에 엘리베이터 등의 기계장치를 격납하는 건물을 가리킵니다(최광민, 허범팔, 2011). 최상층이라는 수직적 입지가 시장에서 좋은 상품성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펜트하우스는 건축용어로 옥상탑에 불과한 의미였습니다.


펜트하우스를 논할 때 ‘층’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펜트하우스라는 단어 자체에 ‘맨 위층’이라는 뜻을 내포하기 때문이죠. 최상층이 늘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과거 건물의 최상층은 빈민층 혹은 하인이 살던 층이었습니다. 얼마 전 알.쓸.신. ’집(家)’ 2회(https://brunch.co.kr/@syfelixbae/4)에서 승강기가 없는 저층 아파트의 경우 최상층의 선호도는 낮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걸어 올라가기에는 5층도 부담스럽기 때문이죠.실제로 승강기가 발명되기 전까지 서구에서도 최상층은 빈민층 혹은 하인들이 살던 층이었습니다. 


승강기가 도입되고, 도시 내 밀도가 높아지면서 최상층이라는 수직 입지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양호한 조망과 거주 공간의 프라이버시 확보, 지상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부터 해방되는 등 다양한 이점들이 나타났습니다. 이에 더해 미디어의 발달과 텔레비전의 보급으로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고층 빌딩의 높은 천장과 고급 실내 장식, 우수한 조망을 갖춰진 최상층의 주택과 사무실의 모습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최상층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오늘날 우리가 ‘펜트하우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고급 주거공간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펜트하우스의 시작은 ‘타워 팰리스’


국내에 펜트하우스가 도입된 최초의 건축물은 타워팰리스를 꼽는다고 합니다(최광민, 허범팔, 2011). 애초에 사옥을 건설하려던 땅에 삼성물산이 당시 한국 주택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고급 아파트를 지향하며 건설한 것이 바로 타워팰리스입니다. 전용면적 91평의 타워팰리스 1차 펜트하우스는 최고층인 59층에 입지 해 있으며, ‘ㄷ’ 자 형으로 정원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해 6월 140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펜트하우스가 가장 발달되어 있는 뉴욕의 펜트하우스는 얼마나 비쌀까요? 최근 매물로 나온 맨해튼 57번가 파크에비뉴 432번가 콘도 아파트 96층에 입지 한 매물은 1억 6900만 달러라고 합니다. 실내 면적은 8천 평방 피트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 콘도 아파트는 2015년 완공 당시에도 세계에서 최고 높은 주거빌딩으로 화제가 되었고, 96층임에도 불구하고 100여 가구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일반인이 접근 가능한 펜트하우스도 많이 나타났습니다. 고급화보다는 최상층에 방점을 둔 평면으로 말이죠. 84m2 평면도 최상층을 한 가구만 배치하고 테라스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양호한 조망과 공중 정원을 누릴 수 있습니다. 다른 층에 입지 한 동일 평면 대비 20-50% 정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긴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타워팰리스의 펜트하우스나 뉴욕의 초고가 펜트하우스 대비 일반인도 욕심 내 볼만한 가격대입니다. 



알쓸신 ’집(家)’ 9회 2021년 5월 https://brunch.co.kr/@syfelixbae/14

알쓸신 ’집(家)’ 8회 2021년 5월 https://brunch.co.kr/@syfelixbae/13

알쓸신 ’집(家)’ 7회 2018년 12월 https://brunch.co.kr/@syfelixbae/5

알쓸신 ’집(家)’ 6회 2021년 5월 https://brunch.co.kr/@syfelixbae/12

알.쓸.신. ’집(家)’ 5회 2021년 5월https://brunch.co.kr/@syfelixbae/11

알.쓸.신. ’집(家)’ 4회 2021년 8월 https://brunch.co.kr/@syfelixbae/9

알.쓸.신.집(家) (3)-2021년 5월 https://brunch.co.kr/@syfelixbae/7

알.쓸.신.집(家) (2) -2019년 11월 https://brunch.co.kr/@syfelixbae/4

'알.쓸.신.집(家) (1) -2021년 4월 https://brunch.co.kr/@syfelixba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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