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 ’집(家)’ 4회 2021년 8월
‘쪼개기 금지 법 보완’
지난 3월 재개발구역에서 조합 설립 후 다주택 조합원이 토지 및 건축물을 팔아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경우 1명만 대표조합원으로 인정하는 ‘도정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법제처는 이미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 1명만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유권 해석한 바 있으나 최근 법원에서 다른 소유자도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고 판결하는 등 혼선이 생겼습니다.
쪼개기의 원인은 권리 취득
재개발 지역의 지분 쪼개기는 소위 말하는 입주권을 얻기 위한 행동입니다. 감정평가액이 극소액이라 하더라도 입주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낮은 조합원 분양가로 신규 아파트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10평짜리 지분을 1명이 갖고 있는 것보다 5평으로 나눠서 2명이 갖고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큰 것이죠.
강북 최고의 재개발 구역 ‘한남 뉴타운 3구역’, 지분 쪼개기의 대표 구역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남 뉴타운 3구역의 조합원 수가 사업 초기보다 260여 명이나 불어났다고 합니다. 1100가구의 일반 분양 물량도 830여 가구로 감소했습니다. 2000년 대 초 쪼개기가 성행했던 시기 다가구를 다세대로 전환하여 분양했던 물량들은 포함하지 않은 증가세입니다. 사업비만 8조 원이 넘는 역대 재개발 최대 고래 사업지가 ‘지분 쪼개기’로 소형 아파트 단지가 되었다는 분석들 또한 많습니다.
초기의 쪼개기, 다가구를 다세대로 나눠 갖기
1999년 5월 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재개발 지역 내에서 쪼개기가 활성화되었습니다(여담입니다만, 최근 주택 보유세 증가 및 다주택 과세 기조에서 다가구 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바꾼 건축물의 소유주들이 세금 폭탄을 맞게 되었다는 기사들도 나옵니다. 그래서, 한때 다가구와 다세대를 비교하는 언론보도가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에 서울 내 재개발 단지에서 쪼개기가 성행했고, 앞서 말씀드린 한남 3구역내 소유주가 급증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2003년 이후 다가구에서 다세대로의 구분등기 전환은 분양자격 인정 X
법률이 제정되고 2003년 12월 30일을 기준으로 구분등기로 전환되는 경우 분양자격을 인정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실제로 한남 3구역을 가보면 1가구 만을 위한 단독주택으로 보이는 집들도 다세대인 집들이 꽤나 많습니다. 반지하가 있고 1층이 있고 2층이 있는 단독주택인데 반지하와 1층, 2층의 소유주가 다른 것이지요.
2세대 쪼개기는 허물고 다세대로 다시 지어 분양
구분등기로의 전환이 막히자 새로운 방법이 나타났습니다. 기존에 있던 단독/다가구 주택을 허물고 다세대 주택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다시 짓는 방법입니다. 이미 단독/다가구 주택은 멸실되었고, 다가구로 새로 태어난 집이기 때문에 ‘구분등기로 전환’ 되는 것이 아니라 태생부터가 구분등기가 가능한 집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물론, 재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쪼개기는 재개발 사업의 사업성을 저해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끼치기도 하고 투기적 속성과 전문적인 부동산 업자의 개발행위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근절을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재개발 입주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주택 가격 상승기에는 성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쪼개기는 재개발 진행 초기에 나타나는 만큼 재개발 사업의 진행은 장기간 진행되고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러한 상품에 접근할 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