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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d House Nov 03. 2021

주택시장에서 실수요는 무엇일까?

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17회 2021년 10월

주택시장에서 실수요는 무엇일까?

 

내구재가 아닌 자산인 이상 불가피하게 투자적 속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주택


주거소비는 우리가 하는 소비에서 가장 큰 소비입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주택은 통화당국 입장에서도 하나의 내구 자산으로 간주하고, 주택 가격의 변동은 큰 이슈가 아니었습니다. 가장 비싼 내구재에 속하는 자동차를 예를 들어본 다면 거의 모든 자동차 소비는 실수요입니다. 자신의 소득이나 자산 대비 과한 차량을 구매해 소위 ‘카푸어’가 된다 하더라도 이 사람은 소비를 한 것뿐이고, 다만 과소비를 한 실수요인 것이지요. 그러나, 주거소비를 선택하는 데 있어 ‘실수요’는 조금 다르게 나타납니다.


전세와 월세로 주거소비를 하던 사람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가로 전환하는 것도 ‘실수요’이고, 주택 가격 상승이 기대되면서, 자가로 거주하고 있는 와중에도 더 큰 면적의 주택으로 확장하거나, 지역별로 시장 전체의 상승을 상회할 것으로 이사를 하는 경우에도 역시 ‘실수요’에 포함됩니다.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실수요’이긴 합니다만, ‘실수요’의 구매요인을 살펴보면 주거 편의성만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실제 거주하지만, 투자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지요.



1가구 1주택 구매자에게도 투자속성이 있다


흔히 사회 통념상의 주택 시장 내에서의 ‘실 수요’는 1가구 1주택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1가구 1주택의 주택 구매에는 투자를 고려한 속성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집 값이 오를 것 같아서’와 같은 가격 전망이 실수요 매입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련 연구들도 많습니다. 


김준호, 한혜근(2014)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주택구매 의사결정요인연구에 따르면 주택가격 전망 및 언론 보도, 과거 투자 경험 등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지현(2017)의 연구에 따르면 주택구입을 결정하는데 소비수요와 투자수요가 혼재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많은 가구에게 주택구입의 목적이 거주에 투자를 더한 형태로 주택구매를 고려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마치 주식 투자와 유사합니다. 펀더멘털이 좋아져서 주가가 오를 것 같아서, 언론에서 주가상승률을 보도해서, 과거 위기 때 진입했던 경험이 주식 투자에 영향을 주듯, 이러한 것들이 주택구매자들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이지요. 



‘실수요’ 보호에서 ‘상환능력’ 확인하는 정책 변화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주택 정책은 투자 혹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데 집중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를 부담을 높이면서, 주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주택시장 상승세는 지속되었습니다. 우리는 ‘실수요’는 보호하고 ‘투자수요’는 억제한다는 구도를 지난 수 십년간 주택 가격 상승기에 겪어왔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2주택 이상의 수요를 크게 억제한 상황에서 주택시장 상승세를 목도하고 나서는 ‘실수요’라 하더라도 ‘상환능력’을 확인한다는 추가적인 정책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정책의 주체가 다른 만큼 요점도 다른 주택 정책과 금융정책


실수요와 투자수요를 구분하고 실수요는 주택 구매접근을 높이고 투자수요는 어렵게 한 것이 최근까지의 국토교통부의 정책의 방향성입니다. 효과에 대한 논쟁을 논외라 하면, 방향성은 어느 정부나 유사합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수요든 부실한 부분, 향후 예기치 못한 외부 충격으로부터 뇌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어느 정도가 실수요인지 냉정한 자가진단이 필요한 시점


주택가격에 대한 전망보다 금리 상승과 DSR규제로 인한 대출 축소가 예고되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주택 소비에 대해서 냉정한 자가진단을 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실거주를 위한 자가거주 매입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선입니다만, 향후 예고되어 있는 통화/금융 정책에 내가 충분히 대비되어 있는지는 스스로 진단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레버리지는 실제 거주를 하고 있다하더라도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대한 결과일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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