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20회 2021년 11월
한남 2구역 사업시행 인가
11월 26일 용산구는 한남 2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구보에 고시했습니다. 내년(2022년) 상반기 중 시공사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남 2구역은 인근에 이태원역이 위치해 있어 교통이 우수한 편이며, 한남 2구역의 면적은 11만4,580.6㎡입니다. 용도지역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 32.14%, 용적률 195.42%을 적용받아 14층 아파트와 복리시설 30개 동을 짓습니다. 세대 수는 1537가구로 이 중 분양물량(전용 38~155㎡)이 1299가구, 임대물량(전용 38~51㎡)이 238가구입니다. 도로, 소공원, 사회복지시설, 공공청사 등 정비기반시설은 사업시행자가 조성해 구에 기부채납 합니다(언론보도).
서울의 가장 알짜 재개발 구역, 한남 뉴타운
한남 2구역은 한남 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속해 있습니다. 이태원/한남/보광 지역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낙후된 주택이 많은 지역입니다. 강남지역과 달리 한강을 남향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1구역부터 5구역까지 있으며, 1구역은 2018년 구역 해지가 되었으나, 나머지 구역은 재개발 진행중이며 이번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한남2구역의 경우 한남3구역에 다음으로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남동 재개발구역 중 가장 빠른 속도는 한남3구역입니다. 한남3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2019년에 받았고, 내년쯤 관리처분 인가가 예상됩니다.
재개발 사업의 추진절차
재개발 사업의 추진 절차를 살펴보면, 주요 마일 스톤으로는 사업 준비단계에서 1) 기본계획 수립과 정비계획 수립 및 구역 지정이 있고, 이후 2) 추진위원회 구성 및 승인, 조합설립, 3) 사업시행인가가 있습니다. 사업시행인가가 나면 4) 관리처분계획 수립/인가 이후 이주 및 철거가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5) 일반분양이 있습니다.
사업시행인가, 재개발 사업의 7부 능선
사업 시행인가는 건축심의, 교통환경영향평가, 교육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건축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단지 설계안이 나오고 이에 따른 교통/환경/교육 환경 평가를 통해 인허가를 마친 단계입니다. 어느 정도 사업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공사 선정, 서울은 사업시행인가 이후 선정
이후 시공사를 선정합니다. 시공사 선정은 본래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이뤄지던 단계였으나, 서울의 경우 사업시행인가 이후 하도록 변경되었습니다. 공공관리자 제도를 통해 사업시행인가 이전에 필요한 운영비를 서울시로부터 대여하여 사용함으로써, 시공사로부터 자금을 대여받아 이후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 대비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이에 따라 시공사에 이끌려 공사비가 무분별하게 증액되는 것을 막고자 하면서 바뀌었습니다.
우수한 입지의 대형 사업의 시공사 선정과정은 건설사의 단지/평면 설계 대전
이 시공사 선정과정이 보통 언론을 통해 떠들썩하게 보도되고는 하는데, 우수한 입지일수록 상징성이 있어 시공사들이 파격적인 혜택과 단지 및 평면설계 등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시공사의 득표율이 어떻게 되는지 등도 좋은 화젯거리가 되고 인근 재개발 구역 및 향후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타 지역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아집니다.
한남 뉴타운 중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 3구역은 이미 시공사를 ‘현대 건설’로 선정했습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남이라는 단지명으로 한남 3구역 시공을 맡을 예정입니다. 한남 3구역 시공사 선정 과정을 살펴보면, 대림, 현대, GS가 참여하였고, 결선투표까지 가서 현대건설이 선정되었습니다. 현대건설은 단지 안에 현대백화점 입점, 이주비 지원, AS 10년 운영 등을 약속하고, 단지 내 상가의 학원가 조성까지 제안했다는 후문입니다.
감정평가와 조합원 분양, 관리처분 인가
사업시행인가와 시공사 선정이 되고 나면 재개발의 관점에서는 거의 다 된 수준입니다. 그러나, 입주까지는 10여 년이 더 남고, 가장 중요한 조합원의 분양신청 및 배정, 감정평가와 비례율이 정해지는 단계입니다.
재개발 사업은 나의 종전 자산 가치와 재개발 후 자산 가치 그리고 시간의 싸움입니다. 사업시행인가까지 빠르게 진행된 것 만으로도 시간을 많이 번 셈입니다만, 나의 자산에 대한 평가와 향후 내가 부담해야 할 분담금, 그리고 재개발 후 나의 자산이 정해지는 시기입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종전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평형 지원을 하고, 추첨을 통해 동과 호가 정해집니다. 일반적으로 기피층(1층)은 조합원 추첨에서 제외하지만, 추첨 결과에 따라 아파트 가격의 10-20%가 차이가 납니다.
이주 및 철거, 그리고 일반분양
관리 처분 인가 단계까지 왔다면, 재개발의 단계는 거의 마무리된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은 여전히 4-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주 단계에서 상당히 시간이 소요되고, 철거 및 건설기간도 2-3년은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주가 끝나면 철거가 시작되고 착공과 함께 일반분양이 시작됩니다.
아들 주려고 산 재개발, 손자 준다 할 만큼 오래 걸리는 재개발 사업
한남 뉴타운은 지난 주택가격 상승기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던 지역입니다. 서울의 지도를 놓고 봤을 때, 누가 봐도 서울 내 명실상부한 최고의 입지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그러나, 재개발 초기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속도가 빠른 구역의 입주 예상시기가 10년 후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재개발 사업이라는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과 규제, 절차로 인하여 쉽지 않은 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남 1구역 처럼 구역지정이 해제되어 아파트가 되지 못하는 지역들도 있구요. 그만큼 재개발 투자는 긴 호흡을 갖고 임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아들 주려던 재개발 물건을 손자 준다는 소리가 나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