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 박사의 알쓸신 ’집(家)’ 22회 2021년 12월
현 상황에서는 퇴로 없는 다주택자
이번 정부 들어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고, 이제는 보유세에서 다주택자들은 과거와는 다른 세금부담을 지게 되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1가구 1주택의 보유세에 대한 가능성이 나오고는 있으나,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고려할 때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완화되긴 힘들어 보입니다. 이에 더해 아파트 주택임대사업 등록이 종료되어 다주택인 상황에서 양도할 경우 양도세 부담은 전례 없는 수준입니다.
똘똘한 한 채의 귀환
최근 들어서는 똘똘한 한 채가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다주택자의 투자 아이디어는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전제로 합니다. 전세금을 통해 투자자금을 낮추고 여러 채를 매수하면서 지역 포트폴리오 효과와 양도세액 분산 효과를 누리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투자 아이디어를 현재의 다주택 과세상황에 적용하면 결국 가장 큰 금액의 주택 한 채를 매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 선택이 됩니다.
P(면적당 가격) X Q(평수) 극대화 = 우수한 입지의 대형 평형
아파트의 투자액을 키우는 것은 간단합니다. 면적당 가격이 높은 아파트의 대형 평수를 매입하면 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이 한국의 주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완판, 반포자이 72억 원 거래 기록
최근 들어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 타워에 위치한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분양한지 4년 7개월 만에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해외의 경우 고급 레지던스가 완판 되기 까지 8-10년 정도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총 223개실이 있다. 전용면적 133~829㎡, 분양가격은 42억~370억원에 달합니다.
재고 시장에서도 ‘똘똘한 한채 선호현상’ 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래절벽 속에서도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9㎡(22층)는 지난달 18일 72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직전 최고가인 지난해 8월(46억원)보다 26억8000만원 뛰면서 처음으로 70억원대를 돌파한 것이죠. 현 시점에서의 반포 대장 아파트인 ‘아크로 리버파크’ 전용면적 129.9m2 또한 9월 53억원의 거래를 기록하고 지난달 6일 60.2억원의 거래가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진 대형평형 선호현상
코로나19로 재택근무/수업이 많아지면서 집의 기능이 추가 된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는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도심 내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사이에 교외의 단독주택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로 인한 재택근무, 원격수업을 고려하면 집을 사용하는 용량이 155% 증가한 셈이라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집의 면적이 50%정도 증가해야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의 주택시장의 트렌드는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소위 입지의 급을 올리는 것이 트렌드였습니다. 분당 대형 평형보다는 잠실 중형이, 잠실 대형보다는 강남 중형을 선호하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대형평형일수록 면적당 가격이 낮아집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32평과 42평과 52평의 가격 차이가 10%도 차이 나지 않는 지역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상승기를 돌이켜보면 당시에도 똘똘한 한 채 분위기속에서 대형평형 선호현상이 있었습니다. 현재 공급되어 있는 대형평형들의 대부분은 그때 공급된 것이지요. 최근 들어서는 대형평형의 신규 공급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입니다. 똘똘한 한 채 열풍이 다시금 중대형 아파트에게 봄날을 갖고 올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